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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의 컷]"바람난" 주연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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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의 컷]"바람난" 주연배우?

입력
2002.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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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양은 배가 고파 중국 집에 들어가 풀코스 요리를 시켰다. 기다리며 단무지도 몇 개 집어 먹었다. 갑자기 마음이 바뀐 A양. 핸드폰으로 정식 도시락을 하나 주문했다. 주인은 중국집에서 도시락을 시키면 안 된다고 했고, A양은 "둘 다 먹을 수 있으니 문제없다"고 했다. 화가 난 주인은 "이러면 음식을 못준다"고 했고, A양은 "그럼 다음에"라며 식당을 나왔다.22일 김혜수가 KBS2 100부작 사극 '장희빈'의주인공으로 캐스팅 돼 기자회견을 갖는 사이 영화 '바람난 가족'(감독 임상수)의 제작사인 명필름은 김혜수의 처사를 비난하는 자료를 냈다.

김혜수는 최근까지도 성실하게 영화사에 출근, 대본 연습 및 캐릭터 분석 작업을 해왔다. '바람난 주연배우'를 만나 당황한 영화사. 드라마 촬영으로 촬영 일수가 늘어나는 게 뻔하고, 촬영기간(11월4일∼12월30일)이 연장되면 다른 스태프에게 출연료를 추가로 지급해야 하므로 3억∼4억원의 손해가 예상된다고 말한다.

반면 김혜수의 매니저는 "일주일에 5일 시간을 내주겠다고 얘기했는데도 양해를 해주지 않아 하는 수 없이 이미 받은 출연료 절반을 돌려 주기로 했다"며"계약 파기의 책임은 누구에게도 없다"고 설명했다.

물론 영화계에서는 김혜수를 비난한다. 영화는 '풀타임'인데, 주연배우가 '아르바이트'처럼 영화에 출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얘기. "얼굴에 분 바르는사람들(연예인)은 못 믿겠다"는 극언도 서슴지 않는다. 배우도 할 말은 많다. "시간을 충분히 주겠다고 했는데도 안 한다고 결정한 것은 영화사"라는 것. 좋은 배역을 잡고 싶은 것은 배우의 당연한 욕심이다.

김혜수의 '사건'은 계약서보다는 '안면 장사'를 하는 우리 영화계에 또 하나의 숙제를 던졌다. 그러나 명필름과 김혜수가 이 사건으로 '원수'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요즘처럼 캐스팅이 어려운 시기에 영화사가 배우와 소속사에 소송을 걸기는 쉽지 않다. 배우도 심리적 부채감이 있어 영화사를 비난키는 어렵다. 영화사와 배우는 악어와 악어새 관계. 99년 '아나키스트' 출연을 번복, 소송 위기까지 갔던 배우 박신양과 영화사는 2년 후 '달마야 놀자'로 다시 만나 '대박'을 터뜨렸다.

영화사와 배우는 '필요한 시기'가 되면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때문에 그들 처사에 관객이나 독자가 지나치게 흥분할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유독 '사건과 진실'을 좋아하는 이들은 대체 '누가 얼만큼 잘못한 것이냐"를 두고 당분간 입방아를 찧을 것 같다. 이러저러 쿵쿵쿵….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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