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태평양을 건넌 이민 1세대 조상들에게 이제야 면목이 섭니다."미주이민 100주년 기념사업회 추진위원 겸 하와이 한국관 추진위원장 고영수(高榮洙·57·사진·미국 하와이거주)씨는 요즘 신바람이 난다. 미주 한인이민역사 100주년이 되는 2003년을 앞두고 하와이주 마우이섬의 최대 관광지인 이아오계곡에 한국 민족관을 마련하게 됐기 때문이다.
1년이 넘는 준비과정을 거쳐 올해 8월 착공한 민족관은 현재 공정률 96%로 마무리 조경공사가 한창이다. 원시림이 우거진 천혜의 비경인 이아오계곡 바로 입구에 위치한 350평 크기의 민족관에는 일주문과 육각정, 전통기와 담장, 장독대, 해태상 등 한국문화를 알릴 수 있는 기념물들이 터를 잡고 있다. 고 위원장과 몇몇 뜻있는 동포들이 쾌척한 45만달러로 공사가 이뤄졌다.
민족관 설립을 알리기 위해 21일 귀국한 고 위원장은 "일본 중국 등은 이미 10여년 전 이민 기념관을 만들었다"며 "때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도 한국의 문화가 담긴 민족관을 갖게 돼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아오계곡은 매년 관광객 250만명이 찾는 명소"라면서 "계곡 입구에 들어서면 육각정과 일주문이 한 눈에 들어와 마치 한국 관광지를 찾은 듯한 기분이 든다"며 뿌듯해 했다.
민족관은 한국 이민사의 100주년 기념일인 2003년 1월13일을 전후해 정식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1902년 12월 제물포항을 떠난 조선인 102명은 이듬해 1월13일 하와이에 도착, 사탕수수밭 등에서 갖은 고초를 겪으며 한국 이민의 씨앗을 뿌렸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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