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의원들이 왜 중앙당과 후보 주변에 몰려 있는 겁니까. 당장 지역구에 내려가서 표를 모으세요. 표를."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가 지난 주말부터 각종 선거전략회의에서 참석자들을 연신 질책하고 있다. 직능별, 지역별 문제점을 따져 묻고 의원들의 분발과 특별대책을 요구하는 그의 호통 탓에 회의 분위기가 한결 살벌해 졌다. "선대 기구에 사람은 북적대고 말은 많은데 도무지 일이 진척되지 않는다"는 게 서 대표의 불만이다.그는 18일 확대 선거전략회의에서 "충청권이 문제라면 조직본부가 대책을 짜내야 하고, 젊은층 지지도가 오르지 않으면 청년위원회나 사이버 대책위가 움직여야 하는데 다들 남의 일 보듯 한다"고 역정을 냈다.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지지율 제고 대책을 논의한 21일 고위선거전략회의에서는 강삼재(姜三載) 선대위 부위원장이 "일선 조직이 도무지 움직이지 않는다"고 심각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비록 이 후보가 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당내에 자만심과 적당주의가 팽배, 조직 전체가 무기력증에 빠져들고 있다는 게 지도부의 진단이다.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우리가 이기는 것 아니냐"는 안이한 인식과 득표활동보다 이 후보의 '눈 도장' 찍기에 급급한 행태가 만연해 있다는 얘기다.
한나라당이 25일께 지구당 위원장 연찬회를 열고, 전국 226개 지구당별 득표 목표를 하달하기로 한 것도 느슨해진 전열을 새로 다잡기 위해서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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