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 강화와 각종 차단 프로그램의 개발에도 불구하고 스팸메일이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2일 인터넷 리서치 전문업체 나라리서치가 회원 2,2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스팸메일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29일 1차 조사 때 비해 네티즌 1인이 하루에 수신하는 스팸메일이 21% 증가했다.
한 사람이 하루동안 이메일 계정 1개당 수신하는 스팸메일은 평균 10.2통으로 1차 조사(9.3통) 때 비해 0.9통 늘었으며, 한 사람이 보유한 이메일 계정 역시 0.5개 증가한 5.33개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한 사람이 하루에 받는 전체 스팸메일은 54.4통으로 6개월 전 1차 조사(45통) 때 비해 2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연간으로 계산하면 1만9,856통으로 1차 조사보다 3,461통 늘어났다.
가장 많이 수신되는 스팸메일의 유형으로는 '성인사이트 및 음란물판매 광고'(67.7%)이었으며 '회사광고 및 회원가입권유'(15.3%), '불법CD 판매 광고'(14.0%) 등이 뒤를 이었다. 스팸메일을 삭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일 평균 7.64분으로 1차 조사 때의 7.23분에 비해 0.41분(약 25초) 증가했다.
이처럼 스팸메일이 증가하는 이유는 대량 메일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이 날로 발전하고 있는 반면 관련기관의 대책은 과태료 부과 등 일회성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보통신부는 7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 시행규칙에 음란물을 담은 스팸메일 송신자를 검찰에 고발하고 스팸메일 제목에 '(광고)'나 '(성인광고)' 등을 표시토록 하는 조항을 추가했지만 위반시 처벌은 가벼운 편이다. 처음 위반 때는 시정명령을 내리고 두번째부터는 500만원의 과태료를 물리는 게 전부다.
스팸메일에 대한 네티즌들의 대응도 적극적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팸메일을 차단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특별한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가 48%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사용하는 이메일에 스팸등록을 한다'(36%), '수신거부한다'(13%) 등 소극적인 대응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나라리서치 관계자는 "스팸메일 송신자들이 외국의 이메일 계정이나 서버를 이용하기 때문에 단속이 어렵다"며 "사용하지 않는 이메일 계정을 없애고 상습적인 스팸메일 송신자에 대한 신고 등 적극적인 대처가 스팸메일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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