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발생한 서울 용산구 한남 2동 726 남산맨션 내 주차장 기름유출 사건과 관련, 미8군측이 인근 미군 종교휴양소의 기름유출이 원인이라고 시인했다.서울시 관계자는 22일 "미군측이 자체 조사를 실시한 결과 유출된 기름이 등유계열인 JP-8으로 확인됐다고 통보해왔다"며 "기름유출이 사실상 자신들의 책임이라고 인정했다"고 밝혔다. 기름이 유출된 남산맨션 아파트 옆 다른 시설이 프로판가스를 사용하고 있어 미군시설 이외에 오염원이 없었으나 미군측은 사고 직후 자신들이 쓰는 기름과 다르다며 관련성을 부인했었다.
JP-8은 국내에서는 항공유로 쓰이지만 미군 영내에서는 난방용으로도 활용되고 있는 등유계열의 기름이다. 현장에서 기름을 채취해 성분을 분석한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도 문제의 기름이 등유 계열의 난방유인 것으로 확인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미군이 조만간 책임을 공식 시인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피해가 크지는 않지만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상 절차에 따라 아파트 주민들이 소송을 제기해 피해를 보상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기름유출로 아파트 주차장에는 20m정도 길이의 기름띠가 형성됐고 악취가 진동했으며 종교 휴양소 축대 부근 30년 된 나무가 고사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기름유출 사실을 처음 제기했던 녹색연합 관계자는 "피해주민의 손해배상 청구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환경부 등 정부당국이 미군시설에 대해 대대적인 기름유출 및 토양오염 조사를 실시해야 미군에 의한 또 다른 환경오염 사건을 막을 수 있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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