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저가주(低價株)에 퇴출 비상령이 내려졌다. 코스닥위원회가 시장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주가가 액면가 미만에서 오랫동안 머무는 기업에 대해 즉시 퇴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함에 따라 저가주들이 무더기 등록 취소 위기에 몰렸다.코스닥위원회는 22일 상시 퇴출제도를 11월중 마련해 내년부터 시행키로 하고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아직 구체적인 기준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주가가 일정기간 액면가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거나, 영업중단·부도·사업보고서 미제출 등 퇴출요건이 생기면 유예기간을 두지 않고 바로 퇴장시킨다는 것이 위원회의 기본 방침이다.
코스닥위원회 관계자는 "세부기준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주가가 액면가의 30∼50% 이하에서 한달 이상 지속되면 퇴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현행 규정은 60영업일 동안 주가가 액면가의 20% 미만에서 절반인 30일 이상 유지되면 등록 취소하도록 하고 있으나 업체들의 고의적인 회피와 주가관리로 아직 한 업체도 저가주로 퇴출되지 않고 있다. 당초 주가가 액면가(5,000원)의 20% 미만인 1,000원 이하로 장기간 머물러 퇴출위기에 빠졌던 신보캐피탈은 최근 폭락장에서 1,000원 이상을 유지해 등록취소를 모면했다. 코스닥위원회는 이 같은 폐단을 막기 위해 퇴출기준 주가를 액면가의 30∼50%로 확대하고 기간도 단축할 계획이다.
21일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주가가 액면가 미만인 종목은 79개사로 퇴출 기준을 액면가의 40% 이하로 할 경우 퇴출 대상기업은 20개사나 된다. 액면가 5,000원 기업가운데 주가가 액면가 미만인 아시아나항공 국제종건 한솔저축 쌍용건설 YTN 등 46개사가 당장 규정 강화에 대비해 주가관리에 나서야 할 판이다. 액면가 500원 기업 가운데는 서울신용평가 씨앤텔 등 25개사가 주가가 액면가 미만에 머물고 있고, 액면가 1,000원인 기업 중에는 인터리츠 엠플러스텍 엠바이엔 등 7개사가, 액면가 2,500원 종목중에는 아큐텍반도체가 각각 저가주 경계 대상에 포함됐다. 코스닥시장 관계자는 "주가가 액면가의 40%에도 못미치는 기업가운데 13개사가 코스닥 관리종목인 만큼 투자자들은 저가 관리종목 투자에 대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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