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세 이소라 조규찬이 나란히 새 음반을 발표하고 한 무대에 선다. 이문세와 이소라는 이 달 중순 각각 14집 '빨간 내복'과 5집 '소라스 다이어리'를 냈고, 조규찬은 이 달 말 베스트 음반을 발매한다. 셋이 만나는 자리는 26일 오후 7시, 27일 오후 6시30분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리는 사랑에 관한 콘서트 '시월에 눈 내리는 마을'. 공연기획사인 좋은콘서트 측은 "이소라는 사랑의 마법, 이문세는 아스라한 옛 사랑, 조규찬은 아픔 속에서 찾는 새로운 사랑의 느낌을 전할 것"이라고 말한다.
언제부터인가 지난 시절에 대한 향수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이문세. 새 음반에서도 '빨간 내복'으로 상징되는 시절을 노래로 만들었다. 인형전 '엄마 어렸을 적에'에서 영감을 받아 지은 '빨간 내복', 80년 전후를 상징하는 가수 심수봉을 소재로 한 '내 사랑 심수봉', 양동근과 앤에게 요즘 유행하는 음악을 빌었지만 제목부터 노골적인 '유치찬란' 등이다. 튀는 곡은 없지만, 중장년들의 공감을 자아낼 만 하다.
이소라의 새 음반은 제목처럼 자기 고백적. 평소 남에게 자기 생각을 많이 드러내지 않는 그지만 음악에서만큼은 생각, 느낌, 일상을 엿보길 청하는 듯하다. 갈수록 기교와 화려함을 줄이고 소박하게 감정의 표현에 주력하고 있는 이소라의 방향을 드러낸다. 타이틀 곡 '안녕'은 울림이 많은 이소라 보컬의 특징을 잘 살렸으며, '첫 사랑'은 수줍음을 표현하는 경쾌한 리듬에 미소를 짓게 한다. 가사집에 직접 쓴 일기가 실려 있어 노래와 연결 지으면 이소라의 퍼즐 조각을 맞추는 듯한 느낌이다.
조규찬의 베스트 음반은 제1회 유재하가요제로 가요계에 입문한 지 14년 만에 처음. '사랑하기 때문에' 무지개' '믿어지지 않는 얘기' 등 이제까지 발표한 여섯장의 음반에서 잘 알려진 23곡에 새 노래 '귀향'을 더했다. 원곡을 편곡부터 녹음까지 완전히 달리해 "전주만 들어서는 어떤 노래인지 짐작하기 힘들 것"이라고 한다.
세 사람은 한 무대에 서는 것은 처음이지만, 남다른 사이. 이문세와 이소라는 이소라의 1집의 '잊지 말기로 해', 이문세의 10집의 '장난인 줄 알았지', 12집의 '슬픈 사랑의 노래'로 여러 번 듀엣을 했다. 이소라와 조규찬은 더 가깝다. 조규찬의 데뷔 음반에 실린 '나 그댈 보면서'와 '그대 네게'가 이소라와의 듀엣곡이다. 이 노래는 베스트 음반에도 새로 만들어 실었다. 또 조규찬은 이소라의 '보이스 프로듀서'이자 1,2,3집의 '운명' '우연히' '사랑' '너의 일' '나의 일' 등의 작곡자. 조규찬과 이문세 역시 이문세의 11집에 조규찬이 만든 '이별에 관한 독백'과 듀엣곡 '향수'를 실은 절친한 사이다.
세 가수의 새 노래들이 첫 선을 보이는 '시월에 눈 내리는 마을'은 셋이 함께 부르는 '그대 안의 블루' '잊지 말기로 해'로 막을 내린다. 공연문의 1588―7890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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