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그림의 엄밀한 전통과 새로운 가능성을 함께 볼 수 있는 두 중진 한국화가의 합동전이 열리고 있다.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11월 1일까지 열리는 '오용길·한풍렬― 한국화 2인전'이다.두 사람은 서울대·대학원 선후배 사이, 현직 교수라는 언뜻 보면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화풍은 전혀 다르다. 오용길 이화여대 교수는 진경산수 화가다. 우리 농촌과 산야의 풍경을 철저한 사생을 바탕으로 간결하고 세심한, 때로는 대담한 필묵으로 표현하는 그는 담담한 한국적 정서를 가장 친근하게 표현하는 현대 한국화가로 꼽힌다.
반면 한풍렬 이화여대 교수는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다. 한국화를 전공했으면서도 그 특성과 서양화의 특성을 절충해 끊임없이 우리 그림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자 모색해왔다. 조개껍질을 빻아 패사(貝砂)와 패분(貝粉)을 만들어 캔버스에 바르고 난 뒤, 수묵과 담채로 그린 그림들은 화선지에 그린 한국화와는 전혀 다른 화면을 창출한다. 전통적 자연주의 회화세계와 독창적 한국화의 면모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드문 기회인 셈이다. 올해로 개관 25주년을 맞은 선화랑이 사옥을 신축이전해 여는 첫번째 전시회이기도 하다. (02)734―0458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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