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50대 후반의 주부입니다. 자녀들은 모두 성장했고 현재는 남편과 편안한 노후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최근 제 주변 친구들이 호르몬요법을 받고 10년이 젊어졌다며 제게도 권유해왔습니다. 활기를 되찾고 적극적으로 사는 친구들을 보니 저도 욕심이 나지만, 부작용도 있다고 하니 망설여집니다. 남편은 억지로 찾는 젊음은 의미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딱히 반대하는 것도 아닙니다. 의술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늙어가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까요? (서울 서초동에서 한씨)
답/호르몬요법은 댁 연세의 여성들에게, 댁처럼 큰 걱정 없는 여성들에게 인생의 질을 높여주는 효과를 가져다 줍니다. 폐경기 후유증으로 가슴이 뛰고, 식은 땀이 잘 나고, 겨울에는 덥고 여름에는 추위를 타는 증상이 있는 경우에 효험을 보지요. 피부에 다시 윤기가 되살아나고, 머리털이 굵어지고 진해지며, 생식기 속 윤활유같은 분비물이 줄어들었다가도 다시 늘지요.
따라서 젊음을 되찾았다는 자신감이 샘솟아 덜 울적하고, 부부생활에서도 피차 적극적이 될 때가 많습니다. 골다공증 진전을 막고 지연시키는 작용도 좀 있습니다. 얼굴에 생기가 돌아 보기에도 좋습니다. 호르몬요법의 부작용으로는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다소 촉진시키고, 있던 자궁근종을 악화시키고, 유방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좀 있다는 것이지요. 또는 어지러움, 간지러움, 맥빠짐, 구역질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인간노화는 자연의 섭리인데 이를 거스르는 것이니 당연히 손해를 좀 보리라는 말을 합니다.
그러나 유방암은 원래 가슴이 큰 서양 여성에게 많이 해당되는 것이어서 동양여성은 그렇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폐경기 전문의사들의 말입니다. 부작용은 소수의 운 나쁜 사람에게 생기니 미리 떨 것은 없습니다. 저는 7대 3 비율로 이 요법에 찬성합니다. 일반 여성들은 물론 여의사들과 의사가족들, 여성정신분석가들도 호르몬치료를 받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몸은 건강하면서 갱년기 우울증에 걸린 50대 여성들에게 저는 심리상담, 약물 외에 이 요법을 적극 권장해 큰 효과를 보고 있지요.
세상이 참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미 나온 비아그라에다 곧 나온다고 하는 여성용 비아그라, 그리고 이 호르몬요법으로 5, 60대가 누리는 세상, 참 좋아지고 있어요. 우선 몇 년 해보시다가 찜찜하면 중지하십시오. 아주 오래 써야 부작용도 생길 테니까요.
/조두영 서울대 의대 신경정신과 명예교수 dycho@dych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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