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최원호(30·사진)가 친정팀 현대에 복수 혈전을 펼쳤다.21일 현대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귀중한 선발승을 따낸 최원호는 1996년 단국대를 졸업하고 현대의 창단멤버로 입단했다. 98년 팀의 제5선발자리를 꿰차며 생애 첫 10승(5패1세이브)대 투수가 됐고 그해 현대가 한국시리즈정상에 오르는데 숨은 주역이 됐다.
인천출신으로 영원한 현대맨이 될 것으로 믿어의심치 않았던 최원호는 98시즌이 끝난후 LG로 트레이드될뻔했다.
당시 10승대 투수가 절실했던 LG가 좌타자 이병규와 맞바꾸자는 제안을 했기 때문. 현대의 거절로 없었던 일이 되버렸지만 최원호는 이후 팀내에서 천덕꾸리기 신세가 된다. 내로라하는 투수들이 즐비한데다가 부상으로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겉돌기 일쑤였다. 1,2군을 오르락 내리락하던 최원호는 절친한 선배에게 "차라리 다른 팀으로 옮겨간다면 선발로 뛸 수 있을것이다"고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2000년 최원호는 자신의 소원대로 이적했다. 98년 인연을 맺을뻔 했던 LG가 그를 낙점했던 것. 심재학(두산)과 맞트레이드된 최원호는 이적 첫해 어깨부상에 시달리며 고작 2승에 그쳤다. 2001시즌에도 어깨수술의 후유증으로 1경기에 등판했을 뿐이었다.
올시즌들어 최원호는 31경기에 출장, 6승(11패)을 올려 기대에는 못미쳤지만 유독 현대전에 강했다. 5경기에 출전 1승을 따내고 방어율도 2.96으로 뛰어났다. 덕분에 팀의 운명을 가를 1차전 선발투수의 중책을 맡은 최원호는 김성근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친정팀을 상대로 보기좋게 복수전을 벌인 셈이다.
/수원=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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