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21일 평양에서 속개된 8차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북측의 핵 개발계획 파문 등을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난항을 겪었다.남측은 이날 2차 전체회의와 실무대표 접촉을 잇따라 갖고 핵개발 파문에 대한 해명과 즉각적 조치를 북측에 요구하면서 이 문제를 공동보도문에 명시할 것을 요구했다.
북측은 이날 처음으로 핵 개발 파문으로 야기된 국제 정세를 언급했으나, 진전된 입장을 개진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 관계자는 "우리 측은 공동보도문에 최근 핵 파문에 대한 북측의 직접적 해명과 제네바 합의 준수 등 구체적 사안을 명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측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면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기사 2·3·4·5·12면
앞서 이날 오전 북한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만수대의사당에서 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 등 남측 대표단과 면담을 갖고 "우리도 최근 사태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미국이 우리에 대해 적대시 정책을 철회할 용의가 있다면 북도 대화를 통해 안보상 우려를 해소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이봉조(李鳳朝) 남측 회담 대변인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남측 대표단과 30여분간 면담했으며 이어 정 장관과 김 위원장은 50여 분간 비공개 단독 면담을 가졌다.
정 장관은 면담에서 북한 핵에 대한 우리 정부와 국민의 심각한 우려를 전달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정 장관은 핵 문제가 해결되어야만 남북 관계가 순조롭게 진전될 수 있다는 점을 김 위원장에게 집중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변인은 "양 측은 이번 문제가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면담 전반적 분위기로 볼 때) 북측은 이 문제에 대해서 입장을 밝힐 준비를 하고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남북은 김 위원장 면담 후 2차 전체회의를 속개했다. 회의에서 남측은 북한 핵 문제 외에도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 군사적 긴장완화 및 신뢰구축 문제를 다뤄야 할 2차 국방장관 회담 개최 문제 등을 중점적으로 제기했다.
/평양=공동취재단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