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은 22일 오후 11시5분에 '우리는 인간이 아니었다― 북파공작원' (연출 조능희 박건식)을 방영한다. 북파공작원은 3월15일 세종문화회관, 9월29일 영등포 역 앞에서 LP 가스통과 쇠파이프를 동원한 과격 시위가 벌어진 이후 세간에 존재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고 궁금증도 높아진 존재. 시위를 주도한 이들은 '북파공작 설악동지회' 회원 250여명이었다. 'PD수첩'은 이들이 왜 실체 인정과 명예회복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나에 대한 궁금증으로 출발한다.북파공작원들은 물색관이라 불리는 징집관의 감언이설에 속아 입대한 뒤, 참혹한 인권유린 속에서 훈련을 받아야만 했다. 'PD수첩'은 설악동지회가 공개한 영상물과 증언을 통해 그들의 참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북파공작원들은 일체의 외박과 외출이 금지된 채, 인간의 한계를 넘나드는 훈련 속에서 도망을 치거나 자살, 또는 붙잡혀 매맞아 죽기도 했다. 1982년 2월 탈영을 한 목철호씨도 '지휘관의 강요'로 인해 동료들에게 맞아죽었음을 이들은 증언한다. 박한식씨의 경우 체육관에 샌드백을 거는 고리에 수갑이 채워진 후 가혹 행위를 당했고, 화장실 벽에 부딪쳐 뇌사 상태에 빠진 뒤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들의 문제는 2001년 12월 '국가 유공자 예우 지원법'이 개정되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듯했다. 개정된 법에 따르면 72년까지 활동한 북파공작원들은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이후 활동한 북파공작원들은 어떤 대책도 제시 받지 못하고 있다. 설악동지회원들은 대개 80년대 이후 활동한 사람들. 정부는 이들을 아직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위로보상금 지급도 제외된 상태.
조능희 PD는 "일반인을 징집해 때려죽이고서는 훈련중 죽었다고 집에 통고하거나, 어머니가 죽었다는 것을 알면 탈영할까봐 사망사실조차 알려주지도 않는 등 기본권 유린이 곳곳에서 자행 되었다"며 "무엇보다 북파공작원의 실체를 인정하고 그들의 인권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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