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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이라크 같지만 달라"/부시 "외교 해결" "무력 불사" 접근 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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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이라크 같지만 달라"/부시 "외교 해결" "무력 불사" 접근 판이

입력
2002.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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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개발 시인 이후 미국 내에서 북한과 이라크는 과연 다른가, 다르다면 어떤 차이가 있는가라는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최근 백악관이나 국무부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자주 질문하는 것 중의 하나이다.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입장은 간단명료하다. 북한과 이라크는 확실히 다르다는 것이다.

미 정부가 북한에 대해 차별성을 두는 것은 북한이 처해있는 지정학적 여건과 현실론이 논리적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둘다 독재국가이고 대량살상무기로 이웃나라에 위협이 되고 있으며, 같은 '악의 축'이자 국무부가 지정한 테러지원국가에 포함돼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미국의 대 북한 접근 방식은 이라크와는 판이하다.

이는 부시 대통령의 지난주 의회 연설에서 잘 드러나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가 유엔결의를 거듭 위반해 국제사회에 도전했고 테러리스트와 연계돼 있으며 인접국과 자국민을 상대로 독가스를 사용해 '적극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며 북한과의 차이를 설명했다. 여러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편입될 의지가 이라크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북한이 타협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고 미국 정부가 판단하는 이면에는 북한의 위협이 한국에 주둔해 있는 미군에 의해 이미 억제된 상태라는 점, 경제적 곤궁을 탈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결국 핵프로그램을 해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정학적 요인을 고려한 듯하다.

한국, 일본 등 관련 우방국들이 북한에 대한 무력사용을 반대하고 있고, 북한을 감싸고 있는 주변국을 통한 대화통로가 살아있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즉 북한의 위협은 적극적, 즉각적 위협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미국의 위협에 대한 자위권적 대응 혹은 미국과의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비군사적 목적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미국이 북한에 조심스런 태도를 취하는 또 다른 이유는 북한 핵무기가 내포하고 있는 현실적인 위협이다. 1993년부터 한두 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군사능력은 서울, 도쿄(東京)는 물론 미국 본토까지 공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만 7,000여 명의 주한미군이 주둔해 있는 한반도가 세계에서 군사적 긴장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인 점을 감안하면 170만 대군에 세계 5위의 군사력을 보유한 북한의 핵위협은 단순히 무력으로 응징할 수 있는 가벼운 사안이 아니라는 게 미국의 고민이자 속마음이다. 하지만 미 의회의 대북 강경파와 이라크 공격 반대를 외치는 세력들은 "북한과 이라크는 국제사회의 위협의 정도에서 차이가 있을 뿐" 이라며 "무력응징이 불가피하다는 경계선은 미국이 말하는 것처럼 분명한 것이 아니다" 라고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현실적으로 핵무기에 접근한 나라는 이라크가 아니라 북한이며, 미국이 이라크에만 응징을 외치는 것은 이라크가 북한보다 위험해서가 아니라 부시 정부의 정치적 계산이 깔린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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