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힘들 땐 "이 정도면 됐지", 돈이 생기면 "이 정도론 부족해" 하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신충일(申忠一·61·서울 광진구 능동)씨는 정반대다.충북 충주가 고향인 신씨는 27세에 무일푼으로 상경, 세운상가에서 공원으로 돈벌이를 시작했다. 누구 보다 열심히 일한 덕분에 35세에 조그만 전자부품제조업체 사장이 될 수 있었다. 매출도 커지고 직원도 늘면서 회사가 성장하자 신씨는 1990년 12월 큰 결심을 했다.
"맨손으로 시작해 이 정도 벌었으면 됐다. 조그만 빌딩 한 채 가지고 있으면 먹고 살기 충분하다." 그리곤 자신의 피땀으로 키운 회사를 무상으로 직원들에게 넘겼다. 같이 일했던 동료들에 대한 보답이었다.
돈벌이에서 손을 뗀 신씨는 그 이후 10여년 전부터 해온 사회봉사활동만 전념했다. 소년소녀가장을 돕고, 양로원을 찾고, 위문공연 다니고, 비행청소년 상담지도 하느라 하루하루가 짧다. 봉사활동의 계기를 묻자 신씨는 84년 우연히 찾았던 부천의 장애아 보호시설을 떠올린다. "아이들을 보면서 많은 걸 느꼈습니다."
"뭘 한 게 있다고 상을 주는지 모르겠다"던 신씨는 상금으로 500만원이 나온다는 소식에 "누굴 또 도울 수 있겠구나"라며 슬며시 미소를 띄었다.
/이성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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