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이나 시력·청력 장애, 구토 등 뇌종양의 '적신호'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병세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정희원 교수팀은 1998년 1월∼2001년 12월 4년 동안 뇌종양 환자 847명을 조사한 결과, 97명(11.4%)이 처음에 정상판정을 받거나 단순 두통, 눈·귀 질환 등으로 초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초기 진단결과 정상으로 나온 환자가 30명이나 됐으며, 진단명없이 약처방만 받은 경우가 17명, 신경성 두통이 15명, 시각·청각 질환이 13명, 당뇨병이 3명 등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이들이 뇌종양으로 확진될 때까지 평균 30개월이 걸린 것으로 조사됐다.
뇌종양은 종양 위치에 따라 간질이나 얼굴이나 팔·다리 마비, 시력감퇴, 난청 등 다양한 증상을 보여 조기 진단이 어려워 다른 질환으로 오진되기 쉽다. 이를 테면 가장 흔한 뇌종양의 하나인 뇌하수체 종양은 시신경을 눌러 시력이 떨어지고 시야가 좁아지며, 뇌압이 증가해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정 교수는 "뇌종양을 조기 발견하면 50%이상 완치할 수 있다"며 "심한 두통과 구토, 시력·청력 이상, 얼굴 및 팔다리 마비 등의 위험신호가 오면 일단 뇌종양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뇌종양은 전체 종양 중 발생률이 성인은 3위, 어린이는 2위를 차지하는 흔한 종양으로 매년 우리나라에서 5,000명 정도 발병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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