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우라늄 농축에 필수적인 고강도 알루미늄을 파키스탄이 제공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파키스탄을 감싸고 있다.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18일 파키스탄 등 3개국이 북한에 핵기술을 제공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이들 나라는 지금 미국에 협력하고 있어 이들의 과거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파키스탄을 "주요 동맹국"이라고 불렀다.
미국의 파키스탄 감싸기는 두 가지 각도에서 볼 수 있다. 우선 미국에게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을 중심으로 하는 미국의 중앙아시아 경영과 대 테러전쟁에서 생략할 수 없는 국가다. 미국은 현재 파키스탄 북부 지역에 알 카에다 섬멸을 위한 3개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과 파키스탄은 지난해 9·11 테러를 기점으로 밀월 관계에 들어갔다. 파키스탄이 미국의 대 테러전에 협력하는 대신, 미국은 1999년 쿠데타로 집권한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의 정권을 용인하는 타협이 이뤄진 것이다. 미국으로서는 대 테러전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북한 핵문제로 인해 파키스탄과의 관계가 악화하는 것은 큰 부담이다.
또 하나는 플라이셔 대변인이 말했듯 파키스탄이 핵기술을 지원했다 하더라도 거래 시점이 과거라는 것이다. 보도대로 파키스탄과 북한의 핵협력이 90년대 말까지 진행됐다면 적어도 무샤라프 대통령 집권 이후에는 핵 협력이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 일부에서는 미-파키스탄 관계의 밀착을 볼 때 파키스탄이 과거 북한과의 핵 협력 관련 자료를 미국에 제공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측한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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