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주가차트를 뒤집어 놓고 보면 주가가 더 잘 보인다"는 논리로 '거꾸로 보는 차트'가 소개된 적이 있었다. 일견 설득력이 있지만 한계가 있는 얘기이다. 상승과 하락은 전혀 다른 힘으로 생기는 현상이기 때문이다.서 있는 자전거를 쓰러뜨리려면 손가락 하나로 밀어도 충분하다. 하지만 쓰러져 있는 자전거는 어른도 두 손으로 들어올려야 세울 수 있다. 서있건 누워 있건 그 모양은 같지만, 서있을 때의 에너지와 누워있을 때의 에너지 상태는 전혀 다르다. 주가차트도 마찬가지다.
상승보다는 하락을 예측하기가 쉬운 법이다. 이렇다 보니 투자의 명인 중에는 "파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라"고 충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대부분 주식은 당연히 사는 것이라고 여겨 매수부터 투자를 시작한다. 그러나 상승이 쉬운 것은 아니다.
일단 주가가 올라가기 위해선 여러 요소가 필요하다. 그 중 한가지만 빠져도 상승에 제동이 걸린다. 하락은 상대적으로 간단하다. 너무 올랐다는 한가지 이유만으로도 떨어질 수 있다. 오랜 기간 많은 수증기가 하늘에 모여야 구름이 되지만, 그 구름이 비가 돼 떨어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자체 무게에 의해 가속적으로 빨리 떨어진다. 승부가 빨리 난다는 것이다.
지난 주 증시는 '북한 핵개발 시인' 등 악재에도 불구, 5일연속 상승하는 힘을 보여줬다. 일단 첫 번째 조정을 잘 넘어서는 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단순 반등인지 상승 추세인지 결정이 될 것 같다. 단기 반등이라면 상승 에너지가 소진되는 높이에서 곰들의 반격도 예상된다.
/제일투자증권 투신법인 리서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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