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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장관급회담 표정/南 "안팎 온도차 크면 감기걸려"-北 "비가 와도 우리길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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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장관급회담 표정/南 "안팎 온도차 크면 감기걸려"-北 "비가 와도 우리길 걸어왔다"

입력
2002.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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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부터 2박3일간 평양에서 열리는 8차 남북 장관급 회담은 북한 핵 개발 계획 시인의 파장을 반영하듯 가라 앉은 분위기 속에 시작됐다. 남측 수석대표인 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은 강하게 핵 개발 계획 폐기를 요구 했지만 북측 김령성 단장은 말을 돌리며 의중을 밝히지 않아 첫날 회담은 겉돌았다.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이날 오전10시부터 약 50분 간 비공개로 진행된 전체회의는 사실상 탐색전으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은 기조발언의 60% 정도를 핵 관련 발언에 쓰며 핵 개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지만 북측은 우리 측 주장을 듣기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은 남측이 제기한 6·25 이후 행방불명자 문제에 대해서도 별 반응이 없었다는 후문이다. 최근 사실상 관행이 된 공동보도문 초안 교환도 이뤄지지 않았다. 회의 후 정 장관은 "분위기가 좀 무거웠다"며 북측의 무대응에 답답해 했다고 남측 관계자가 전했다.

남북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찌푸린 날씨에 빗댄 말로 상대를 떠 봤다. 정 장관은 "국민들이 불안해 하는 일이 생겨 무거운 마음으로 왔다"면서 "하늘이 내려 앉은 것 같은 오늘 날씨만큼 마음이 무겁다"고 핵 문제 의제화를 내비쳤다. 김 단장은 "서풍이 불든 비가 오든 우리 갈 길을 갔다"며 "바깥 날씨가 어떻든 민족끼리 손을 굳게 잡고 해결해 나가면 그런 우려가 다 가신다"고 비켜갔다.

정 장관이 "온도차가 심하면 감기에 걸린다. 바깥은 너무 추운데 방안이 따뜻하면 안 된다"고 미국 등의 강경 기류를 전하자 김 단장은 "남을 보지 말고 우리끼리 힘을 합쳐 타결해 나가자"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김 단장은 "정 선생이 우려하는 것을 다 털어버리도록 해 드리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옥류관 오찬과 동명왕릉 참관에 이어 오후 4시부터 열린 남북 실무대표 접촉역시 별 성과 없이 25분 만에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

남측 대표단 48명은 19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 고려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정 장관은 굳은 표정으로 말을 아꼈고 평양학생소년궁전 참관에 불참했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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