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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내년 경기 낙관할 바 못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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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내년 경기 낙관할 바 못된다

입력
2002.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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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우리나라 경제 사정이 올해보다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재정경제부가 올 하반기 경기의 침체를 예상한 데 이어 국책 경제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내년도 경기전망을 비관적으로 예상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KDI는 내년도 경제 성장률을 5.3%로 예측했는데, 이는 국내외 경제 관련 기구의 예측치 가운데 가장 낮은 것이다.KDI는 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의 2.9%에서 3.6%로, 실업률은 3.0%에서 3.2% 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경상수지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또 외채는 증가 추세고 특히 단기외채는 환란 직전 수준인 39%에 이르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의 통치를 받던 시절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내년 경상수지가 흑자로 예상되고, 외환보유고도 1,100억달러를 넘어 환란 당시와는 사정이 다르긴 하다. 그러나 경제 주체들이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 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더욱이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침체는 장기화 조짐마저 보이고 있어 경기의 동반하락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금 우리 경제는 가계의 부실화로 위기에 몰려 있는 형국이다. 가계대출은 증시와 부동산시장에 밀접히 연결돼 있고, 가계의 파탄은 곧 경제의 혼란으로 직결된다. 정부와 금융계가 철저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자칫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올가미가 될 수도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대선 후보들은 구체적 근거도 제시 않고 내년 성장률을 6∼7%로 낙관적으로 예상하고 있다.

후보들이 냉엄한 경제 현실을 외면하고 표를 의식한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부는 대선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차분한 자세로 내년 우리 경제의 연착륙을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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