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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624)롬브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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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624)롬브로조

입력
2002.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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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년 10월19일 이탈리아의 정신의학자 체자레 롬브로조가 73세로 작고했다. 롬브로조는 범죄학의 오른쪽 날개라고 할 범죄인류학의 창시자다. 그는 범죄자의 두개(頭蓋) 383개를 해부하고 범죄자 5,907명의 체격을 조사한 끝에 범죄자에게는 두개 생김새를 비롯해 일정한 신체적 특징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말하자면 범죄인의 '표지(標識)'를 상정해 '생래적(生來的) 범죄인' 개념을 만들어낸 것이다.롬브로조는 본디 원시인에게 있었던 이런 신체적 특징이 격세유전을 통해 일부 사람들에게 나타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특징을 지닌 사람은 범죄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롬브로조의 조사에 따르면 이런 선천적 범죄인은 범죄인 전체의 1/3에 해당한다. 선천적 범죄인은 자신의 범죄 소질 때문에 필연적으로 죄를 저지르게 되므로 이들에게 정상인과 동일한 법적 책임을 물을 수는 없지만, 사회적으로 위험한 사람들이므로 국가가 이들을 격리시키는 등 일정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롬브로조의 주장이었다. 이 논리에 따르면 일정한 신체적 특징을 지닌 사람들은 자신들이 저지르지 않은 죄로 국가의 제재를 받을 수도 있는 셈이다. 생래적 범죄인설은 오늘날 부정되고 있지만, 범죄 유혹에 대한 저항 능력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롬브로조의 기본 아이디어는 형벌 개별화 정책의 한 근거가 되고 있다. 롬브로조는 또 천재와 정신병자 사이의 체질적 유사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롬브로조의 이론은 당대 유럽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켜 그의 생전인 1885년에 국제형사인류학회가 결성되는 계기가 되었다. 오늘날의 형사학(刑事學)이나 형사정책학은 롬브로조식 범죄인류학이나 범죄정신병리학 같은 생물학적 접근법으로부터 사회학적 접근법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고 종 석/편집위원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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