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에 제시한 핵 개발 계획의 결정적 증거는 농축 우라늄 제조에 필수적인 고강도 알루미늄과 원심분리기 구입 정보였던 것으로 밝혀졌다.미국과 일본 언론의 보도를 종합해 보면 인공위성 사진 촬영을 통해 수년 전부터 우라늄 농축 시설로 의심되는 대규모 시설을 포착, 정보 수집에 나선 미국은 북한과 제3국이 이들 품목을 거래했거나, 거래하려던 정보를 지난 여름 입수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17일 "미국의 증거 확보는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엄청난 강도의 알루미늄을 다량 확보하려는 북한의 시도를 정보기관이 감지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보도했다. 고강도 알루미늄은 중성자와 반응하는 정도가 낮아 우라늄 농축 시설의 재료로 사용되며, 특히 원심분리기 내 핵심 부품인 링은 반드시 이 물질로 제조된다. 하지만 이 증거 포착에 참여한 전문가는 북한이 언제, 어느 나라로부터 구입하려 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또 다른 핵심 증거는 파키스탄으로부터 북한이 구입한 원심분리기 관련 청구서이다. 미국은 이 외에도 알루미늄 튜브, 금속관 등 소형 트럭 한 대 분량의 농축 우라늄 제조 관련 부품 구입 자료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심분리기와 부품이 있는 장소에 대해서는 지난해 중국으로 탈출해 제3국으로 망명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 과학자가 영변의 '8월 기업소'라는 우라늄 가공시설이라고 증언했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 또 평안북도 박천과 황해북도 평산의 우라늄 정련공장 및 그 주변과 자강도 하갑에 우라늄 농축시설이 새로 건설됐을 것이라는 보도도 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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