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18일 북한 핵 개발 문제와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의 단독 회담을 제안하면서 "정치 지도자에게 국민의 안전과 생명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핵 문제는 '햇볕정책'의 실책에 의한 것으로 군사적 긴장 완화와 교류의 병행이라는 우리 당의 평화정책이 옳았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 대통령과의 회담은 "우리 당의 의견과 국민의 불안을 전하고 초당적 협의기구 구성을 논의하자는 것"이라며 "후보들 간 정치적 협의를 하자는 게 아니다"고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제안한 김 대통령과 후보들 간의 회담을 거부했다. '햇볕정책'의 계승자인 노 후보나 정부의 대북 사업에 깊숙이 관계한 현대가(家)의 정몽준(鄭夢準) 의원을 배제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비공개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는 대북 정책의 주도권 행사를 주장하는 발언이 잇따랐다. 의원들은 "문제를 던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위기 해결이 제1 야당으로서는 더 중요하다"는 주장에서 출발, "북의 핵 개발 시인은 현 정부와의 파트너십 파기 선언"이라며 "한나라당의 평화정책을 설명할 대북 특사를 파견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이날 북한 핵 문제 논의를 위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대선 후보간 회담을 제안, 초당외교의 주도권 잡기를 시도했다. 노 후보는 "북한은 정확한 진상을 투명하게 밝히고 핵개발 계획을 전면 포기해야 한다"고 전제, "무엇보다 국내적으로 국론이 통일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론 분열을 막으려면 우선 정확한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며 "정부와 각 정당이 초당적으로 대처해야 한반도 위기 조성을 막고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화갑(韓和甲) 대표도 기자간담회를 자청, "북한 핵 문제는 어떤 경우든 끝까지 규명돼야 한다"면서 "정부가 대화로 해결하겠다고 말한 것은 적절한 조치였다"고 정부를 지원했다.
■국회 통외통위·국방위
이날 통외통위 전체회의에서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김용갑(金容甲) 의원 등은 "현 정권은 남북정상회담 후 '이제 전쟁은 없다'고 했지만 북한은 핵을 개발했다"면서 "우리가 북한에 준 돈이 핵 폭탄으로 되돌아 온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반면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의원은 "북한의 핵 개발 시인은 일본인 납치 인정, 신의주 특구 개발 등의 조치와 같은 맥락"이라며 "최소한의 지원을 계속하는 것이 평화적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외통위에서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장관 보고에 앞서 국민에 대한 사과를 요구, 한 차례 정회를 한 끝에 최성홍(崔成泓) 외교부장관이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뒤에야 회의가 속개됐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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