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삼성SDI가 이틀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삼성SDI는 16일 주가안정을 위해 총 발행주식의 2.2%(보통주 100만주, 우선주 3만6,000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힘입어 삼성SDI는 전날 7.61% 급등한데 이어 17일에도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하지만 내주 초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자사주 매입을 결정, 그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회사 관계자는 "대기업이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삼성전자 이후 처음"이라며 "액수는 800억원에 불과하지만, 주식 비중을 보면 최근 자사주 매입을 끝낸 삼성전자(2%)보다 많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주식시장 침체와 실적부진에 대한 우려로 9월 19일 9만6,600원이던 주가가 지난 10일 6만원 선으로 급락하는 등 약세를 보여왔다. 최근 주력제품인 브라운관(CRT)이 가격 하락압력을 받고 있고, 정보기술(IT) 경기회복 지연과 환율 하락으로 3분기 실적도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자사주 매입이 단기수급엔 긍정적일 수 있지만, 21일로 예정된 3분기 실적에 따라 주가가 출렁거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선 이번 자사주 매입이 그룹 내 최고경영자(CEO) 평가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삼성그룹은 11월 23일 종가를 기준으로 CEO들을 평가할 계획이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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