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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병풍은 그럼 공작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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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병풍은 그럼 공작이었나

입력
2002.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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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업씨 테이프'가 편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지난 3개월간 민주당이 줄기차게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를 공격해 온 소재가 된 소위 '병풍 사건'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한인옥씨가 김도술씨에게 금품을 주고 아들 정연씨의 병역을 면제했다"는 주장이 담겼다는 테이프에 대해 대검 과학수사과는 '인위적으로 편집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편집 가능성이 있다'고 보다 적극적인 판정을 했다. 검찰 수사팀 말대로 편집했다고 해도 그것이 곧 조작이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앞으로의 수사방향은 조작 여부에 맞춰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사실 검찰의 병풍수사는 애초부터 비정상적이었다. 병풍의 본안사건에 해당하는 정연·수연씨의 불법적 병역면제 여부는 10년도 넘은 일로, 설사 사실이라 해도 공소시효가 지난 사안이라 검찰이 죽기 살기 식으로 매달릴 일이 아니었다. 이로 인해 민주당과 한나라당, 그리고 김대업씨 등이 서로 얽힌 21개의 맞고소 사건이 있지만 이들은 모두 병풍의 파생사건에 불과하다. '병역 의혹의 사실을 밝혀야 명예훼손 여부를 가릴 수 있다'는 논리 아래 3개월이 지나도록 본안사건을 파헤친 것은 분명 검찰의 '과잉 수사'였다. 그런 식으로 한다면 공소시효를 규정해 놓은 법 정신은 아무짝에도 쓸 데가 없다.

이왕에 일이 이렇게 된 바에야 검찰은 적당히 얼버무리려 해서는 안 된다. 온 사회를 정쟁으로 뒤덮은 병풍의 발원지까지 추적해서 그 책임자들을 모두 가려내야 한다. 또한 김대업씨를 '의인'(義人)으로 추켜세우며 정치공세를 펴온 민주당 인사들도 검찰의 수사결과가 나오면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정치판에서 비방과 흑색선전을 뿌리뽑는다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검찰이 이번 만큼은 정말 분발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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