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 개발 시인은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일단 예정대로 29일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을 재개하고 북한측에 핵 의혹 불식을 계속 요구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17일 밝혔다.
그러나 일본 정부 내에서는 이에 대한 미국의 대응 여하에 따라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이 자칫 좌초해 버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상당하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지난달 17일 열린 북일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핵 문제의 포괄적 해결을 위해 모든 관련국과 합의를 준수한다"고 합의한 것을 평가해 왔다. 하지만 이 같은 합의는 이제 물 건너가 버린 셈이 됐다.
미국은 북일 정상회담 직전에 일본측에 북한의 핵 개발 의혹과 관련한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이달초 제임스 켈리 특사가 방북 후 귀국길에 북한이 핵 개발을 시인한 사실을 알려주며 북일 관계의 속도조절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교도(共同)통신은 미국이 북한의 핵 개발 시인을 공개하고 나선 이유가 북일 관계의 급진전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납치 일본인 8명의 사망 통보에 따른 일본 국내의 북일 국교정상화 반대 여론이 여전한 가운데 미국이 대북 강경대응을 요구해 올 경우 고이즈미 총리는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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