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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 얘기는 "시끌" 납치경위 질문엔 "…"/日人납북자 가족과 만남 부자연스런 언행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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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 얘기는 "시끌" 납치경위 질문엔 "…"/日人납북자 가족과 만남 부자연스런 언행 "당황"

입력
2002.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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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로 3일째 모국 방문을 하고 있는 북한 거주 일본인 피랍자 5명이 극히 부자연스러운 언행을 하는 바람에 24년 만에 만난 가족들이 당황하고 있다.가족들의 전언에 따르면 이들은 가족들과 밤늦게까지 맥주를 마시고 옛 친구들에게 전화를 거는 등 신변잡기에 대해서는 상세히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납치 경위와 북한에 대한 비난에는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이들의 리더격으로 보이는 하스이케 가오루(蓮池薰·45)씨는 가족들에게 요청해 평양에서 따라온 북한 적십자사 이호림 부서기장에게 연락을 취하고 있다. 그는 "그들은 우리가 있는 장소를 알아야 할 책무가 있다"고 말해 북한 요원을 상당히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스이케씨는 "납치 문제를 해결해 빨리 북·일 국교 정상화를 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가담해서는 안 된다"며 가족을 설득하려들기도 했다. 그는 또 일본 언론의 납치 문제 보도에 잘못된 점이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피랍자들은 납치 당시나 이후 북한 생활에서 "공포를 느낀 적이 없다"고만 말하면서 상세한 경위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이들은 대한항공기 폭파사건이나 이 사건의 주범 김현희(金賢姬)의 일본어 교사로 알려진 피랍 일본인 '이은혜'에 대한 질문에는 "조작이다" "모른다" 등의 답변으로 일관했다.

가족들이 "북한 정권이 국민을 굶겨 죽이고 있다"고 비난하자 "공민이기 때문에 아무 것도 말할 수 없다"고 피해가기도 했다.

이들은 특수기관 근무자들이 거주하는 평양의 한 동네에 함께 살며 평소 교류도 했으나 서로가 일본인이란 사실을 숨기는 바람에 이번 일시 귀국 직전에 평양 공항에서 처음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가족들은 "녹음기를 듣는 기분"이라거나 "증언이 부자연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피랍자 5명은 17일 이틀간 머물던 도쿄(東京)의 한 호텔을 떠나 가족들과 함께 각자의 고향인 니가타(新潟)와 후쿠이(福井)를 방문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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