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체가 거둬들인 수익에 대한 투자자 배당 정도를 나타내는 배당성향이 1970년대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증시의 투기화를 부추긴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증권연구원이 17일 발표한 '한국 미국 일본의 배당제도 비교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70년부터 99년까지 국내 제조업체의 배당성향은 70년대 41.3%, 80년대 28.7%, 90년대 20.4%로 급감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에 대한 현금 배당액의 비율로, 이 비율이 낮다는 것은 기업들이 이익중에서 주주에게 돌려주는 몫이 작다는 것을 뜻한다.
이와 반대로 미국기업의 배당성향은 70년대 39.9%, 80년대 46.1%에서 90년대 53.03%로 높아졌고 일본도 70년대 42.8%에서 90년대에는 60%대로 성장했다.
또 연평균 배당성향도 국내 제조업체가 30.1%로 미국기업(46.3%), 일본기업(43.2%)과 비교할 때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90∼99년 우리나라의 연평균 배당수익률은 1.7%, 국채수익률은 12.8%, 예금이자율은 9.5%로 배당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국채에 투자하거나 은행에 예금했을 때보다 상당히 낮았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의 연평균 배당수익률은 국채수익률의 40%, 예금이자율의 45% 수준을 유지했고 일본의 경우에도 배당수익률은 국채수익률의 22%, 예금이자율의 47% 수준에 달했다.
증권연구원 한상범 연구위원은 "국내 기업들이 이익수준과 무관한 저배당 관행이 증권시장을 단기 투기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증권시장의 장기 수요기반을 확충하고 기업 가치에 기초한 투자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현행 액면배당제를 시가배당제로 완전 전환하고 현행 주주총회로 돼있는 배당의사결정 권한을 이사회로 이관하는 등 올바른 배당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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