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나이퍼(저격수) 연쇄 살인사건이 미국 워싱턴 일대에서 2주째 계속되면서 테러냐 단순 범죄냐 하는 논란이 일고 있다.이런 논란은 수사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면서 점점 확산되고 있다. 수사 당국은 군의 첨단 정찰기까지 동원해 군·경 합동 수사에 나섰지만 아직 이렇다 할 용의자의 몽타주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다.
테러설은 14일 발생한 9번째 희생자가 연방수사국(FBI) 요원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단순 살인 사건이 아닌 조직적인 공격"이라는 식으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개인이나 극소수의 능력으로는 경찰을 완벽하게 따돌리면서 단서 하나 남기지 않고 이런 사건을 2주째 계속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이 설의 근거이다.
톰 리지 미 국토안보국장도 "테러리스트들이 연루되지 않았다는 확증이 나오기 전까지는 테러 공격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와해된 알 카에다 등 테러조직들이 9·11과 같은 대형 테러 대신 각개격파식 살인을 통해 공황상태를 촉발하는 새로운 유형의 테러라는 시각도 있다.
또 초대형 테러를 시도하기에 앞서 단순 범죄 사건을 저지름으로써 시각을 분산시키려는 사전 작업일 수도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테러전문가들은 대부분 이번 사건이 정치적인 동기가 개입된 흔적이 없고 테러를 자처하거나 요구사항을 내거는 단체가 없으며 테러는 최소한의 공격으로 최대한의 희생을 목표로 한다는 점 등을 들어 테러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한다.
수사 과정에서 중앙정보국(CIA)이 폭발물 탐지견 정도를 지원하고 있는 점도 수사 당국으로서는 일단 이 사건을 개인범죄로 보고 있음을 입증한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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