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나라당 고위선거대책회의 분위기는 이완구(李完九) 전용학(田溶鶴) 의원의 입당에 반색한 전날 회의처럼 밝지 못했다.일부 최고위원이 국회 파행을 들어 영입 시점에 문제를 제기한 데다 14일 저녁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 결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와 정몽준(鄭夢準) 의원 등과의 대결을 전제로 한 지지도에서 한때 정 의원을 6% 포인트 이상 따돌린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지지도 상승세가 주춤, 격차가 줄어 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당직자는 "조사 시점에 비추어 의원 영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일부 반영됐을 수도 있다"며 "한두 차례의 추가 조사로 여론을 면밀히 파악, 영입 전략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실 당내에는 "표가 된다면 누구든 좋다는 식의 발상은 곤란하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영입의 원칙과 한계를 분명히 하지 않으면 오히려 여론의 역풍 등 부작용만 낳을 것이란 지적이다.
당 지도부도 전력에 문제가 있거나 당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 의원들에 대해서는 입당을 막자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한 고위당직자는 충청권 출신의 민주당과 자민련 의원 2명을 거명하며 "절대로 받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민국당 김윤환(金潤煥) 대표 영입에도 별로 적극적인 태도가 아니다.
대신 민주당의 이인제(李仁濟)계 의원 및 일부 중진,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 등에 대한 애착은 여전하다. 이들을 끌어 들일 경우 결정적으로 대세를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물론 접전 또는 취약 지역인 수도권과 강원, 충청권 의원을 집중 영입해 이 후보의 득표력을 보완한다는 기본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 이 같은 기준과 정황으로 보아 영입 의원은 적게는 5명, 많게는 10명 내외가 될 것이라는 게 한나라당의 예측이다.
/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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