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저치로 추락하던 코스닥이 침체의 터널을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우량 코스닥기업에조차 등을 돌렸던 외국인들이 다시 주식을 사들이고 있고, 물밑에서 등록 기업간 인수합병(M& A) 움직임도 꿈틀거리고 있다. 등록심사는 더 엄격해졌고 퇴출도 과감해지면서 수익모델을 갖춘 우량종목과 부실기업의 '옥석가리기'도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주가의 거품이 많이 남아 있고 그동안 단기간에 많이 떨어진 데 대한 단순 반등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외국인 돌아오나
최근 코스닥 지수 상승은 예상밖으로 외국인들이 주도하고 있다. 10월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줄곧 매도 우위를 보여오던 외국인들은 최근 3일 연속 코스닥의 '맹주'인 개인투자자들을 제치고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16일에도 162억원이나 순매수했으며, 15일에는 167억원을 사들여 7월 8일 183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를 보였다. 매수 종목도 그동안 비중을 줄였던 강원랜드와 LG홈쇼핑 국민카드 KTF 등 코스닥 대장주에 집중되고 있다.
■엄격한 진입과 과감한 퇴출
코스닥 시장 자체의 체질개선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코스닥 건전화와 활성화의 첫걸음으로 엄격한 진입과 과감한 퇴출이 거론되면서 코스닥위원회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코스닥위원회는 16일 최종부도처리된 코닉스를 등록 취소키로 결의, 올들어 퇴출된 기업이 18개사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특히 10월 들어서만 5개 기업이 퇴출 결정을 받았다.
반면 등록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이날 예비심사에서는 14개 기업 가운데 절반도 안되는 6개사만 승인을 받았다. 정의동 위원장은 "사업 성격과 외형요건은 물론 기업 내부통제시스템까지 면밀히 검토해 등록 여부를 결정했다"며 "각계 의견을 수렴해 18일께 코스닥 활성화 대책을 종합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M&A와 옥석가리기
주가폭락으로 코스닥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낮아지고 자금난도 심해지면서 인수합병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일부 기업들은 적대적 인수합병을 막기 위해 경영권 방어에 부심하고 있다. 더존디지털은 29일 뉴소프트기술과의 합병을 위해 임시주총을 소집키로 했고 일진다이아몬드는 15일 삼보정밀을 합병키로 결의했다.
한 때 코스닥 거품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다음과 옥션 인터파크 네오위즈 등 인터넷 대장주들이 최근 수익모델을 갖추고 실적도 호전되면서 주가가 탄탄한 흐름을 보이는 것도 코스닥에 희망을 던지고 있다. 한화증권 이영곤 연구원은 "단기간 급락했던 홈쇼핑 종목 등을 중심으로 낙폭을 메우는 과정에서 우량 기업과 그렇지 못한 종목간에 극심한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다만 주변 여건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코스닥 특성상 경기와 실적, 전쟁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는 한 추가 상승은 어렵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