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는 16일 아태평화재단을 기증받기로 한 것에 대해 "현대사의 사료를 학문적으로 보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아태재단측으로부터 기증 제의를 처음 받은 뒤 2개월여 동안 내부적으로 적잖은 논란과 진통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내·외의 반대여론이 예상될 뿐 아니라 아태재단이 상당한 부채까지 안고 있다는 점 등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앞으로도 재단 이사회 등의 추인절차가 남아 있어 논란이 계속될 수 있다.
하지만 김우식(金雨植) 총장을 비롯한 대학 수뇌부의 의견은 기증 수용 쪽으로 굳어졌다는 전언이다. 연세대는 아태재단을 기증 받은 뒤 추가로 역대 대통령들의 사료를 모아 한국 현대정치사와 대통령학에 관한 '독점적 연구기관'을 세운다는 장기계획을 갖고 있다. 1997년 이화장(梨花莊)으로부터 이승만 전 대통령에 관한 사료, 독지가로부터 부암동 2,000여평의 대지를 기증 받아 설립한 한국학 연구소와 '우남(雩南) 사료관'이 상당한 연구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도 연세대의 수용결정을 재촉했다.
연세대는 아태재단을 가칭 한국학 연구소 부설 '후광(後廣) 사료관'으로 이름을 바꾼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동교동 건물 등 부동산뿐 아니라 김 대통령의 개인 메모 등 사료를 넘겨받고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 관련 사료도 인수해 현대정치사사료를 독점하는 연구기관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연세대 관계자는 "정치적 평가를 떠나 김 대통령은 제1공화국 시절부터 정치에 몸담아온 현대정치의 산 증인"이라면서 "더욱이 일과를 꼼꼼히 기록하는 습관을 갖고 있는 정치인이어서 사료가치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자신이 기증한 텍사스 A& M 대학 부시 도서관에 머무르며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학문 발전이라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단기적인 논란은 감수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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