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과학수사과와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김대업(金大業)씨 테이프가 편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힘에 따라 테이프 조작 여부에 대한 논란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검찰이 밝힌 편집 가능성의 근거는 크게 세 가지.첫째, 음절이 부자연스럽게 끊어진다는 것이다. '번'이라는 발음에서 'ㅂ'이나 'ㄴ'이 생략돼 들리는 식이다.
둘째, 녹음기 조작버튼이 작동된 것으로 추정되는 신호가 발견된 점이다. 이는 잡음이 심한 1차 테이프에서는 불분명했으나 2차 테이프에서는 명확하게 드러났다. 셋째, 테이프에 등장하는 김대업씨와 상대방 목소리의 주파수 파형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 부분에 대해 "쉽게 말해 두 사람의 발언 녹음에 각각 다른 기계가 사용됐거나 다른 장소에서 녹음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사실을 근거로 이미 "김대업씨가 테이프를 조작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포착됐던 것 같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신중론도 있다. 서울지검 수사팀 관계자는 "이런 편집 정황들은 일반적 녹음과정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며 "감정결과는 참고용일 뿐 최종 판단은 수사팀의 몫"이라고 과잉해석을 경계했다. 여기에 2차 테이프가 첫 복사본을 재복사한 것인 만큼 그 과정에 기계조작 실수나 있었거나 보이스펜 녹음 당시부터 김대업씨가 필요에 따라 기계를 껐다 켰다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도 있다.
한편 검찰은 "조작이나 편집흔적이 없다"는 1차 테이프 감정결과가 뒤집힌 데 대해 "지난번에는 잡음이 워낙 심해 편집 흔적을 발견 못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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