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80년대 독재정권에 맞서 한국의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던 해외 인사들이 16일부터 민주화운동의 현장들을 둘러보는 행사를 갖는다.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박형규·朴泂圭 목사)가 초청한 해외 민주화인사 67명은 16일 오후 기념사업회 사무실을 방문하고 서울 수유리 4·19묘지 인근 아카데미하우스에서의 만찬을 시작으로 5박6일간의 일정을 시작한다.
이들은 17일에는 '한국 민주화 운동의 국제적 위상'이라는 주제의 학술 심포지엄을 갖고 청와대와 국회를 방문한 뒤 18일에는 광주 5·18묘역을 참배한다. 19일에는 부산 민주공원에서 열리는 부마항쟁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20일 도라산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 행사를 위해 13명의 초청인사가 이미 방한한 데 이어 페리스 하비(67·목사) 국제노동인권기금 사무총장 등 나머지 인사 54명이 16일 아침부터 대거 입국했다.
70년대부터 한국 학생운동을 지원한 하비 목사는 79년 미국에서 '한국인권을 위한 교회연합'을 꾸린 뒤 11년간 이 단체 사무총장을 역임했으며 85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귀국 때는 신변 안전을 위해 동행하기도 했었다. 80년대 한국 인권탄압 상황을 고발한 미 의회 청문회 증언과 미국정부의 한국 군사정권 지원정책에 대한 강력한 비판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40년 이상 한국과 미국에서 한국 인권 개선과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 온 김동건 전 '김대중구출위원회' 위원장, 재일한국인 정치범 구명운동을 펼쳐온 오카모토 하츠시(岡本厚) 세계지 편집장 등도 이날 입국했다. 이에 앞서 인혁당 재건위 사건 조작에 항의하다 강제 추방됐던 조지 오글(73) 목사, 짐 시노트(73) 신부도 일찌감치 방한했다.
그러나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宋斗律·58·뮌스턴대) 교수의 방한은 국가정보원측의 불허로 또다시 좌절돼 아쉬움을 남겼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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