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994년 설립한 아태평화재단이 연세대에 기증돼 대통령학 연구소 겸 사료관으로 운영될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해체와 국고 귀속의 기로에 놓여 있던 아태평화재단은 사회환원 방식으로 처리돼 김 대통령과의 직접적 관계가 사실상 단절될 것으로 보인다.연세대는 이날 "아태평화재단의 기증 제의를 받고 이를 받아들일 방침을 굳혔다"면서 "인수 후에는 역대 대통령 사료관 및 대통령학 연구소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세대는 이르면 내주 아태평화재단과 기증 협약에 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기사 3면
연세대 관계자는 "대학 내부에서 2개월여 동안 찬반 논의가 있었으며 현대사 자료를 보존하고 연구를 진작한다는 차원에서 아태평화재단을 인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기존 한국학연구소 및 우남(雩南·이승만 전 대통령)사료관과 연계해 종합적인 대통령학 연구의 본산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장기 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연세대는 이승만(李承晩) 전 대통령의 양자인 이인수(李仁秀)씨로부터 이 전 대통령 재임시의 공문, 개인 문서 등 관련 자료를 기증받아 97년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한국학연구소를 설립, 전직 대통령 관련 사료 수집과 이에 기초한 연구를 계속해 왔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전직 대통령 대부분이 과오를 지니고 있어 임기가 끝나면 통치자료를 폐기하거나 사저로 갖고 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아태평화재단의 기증을 계기로 대통령 사료 수집, 연구를 통해 차기 대통령에게 국정운영의 노하우를 전해 주는 기능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태평화재단은 법인해산 등기를 하고 외교부 등록을 철회한 뒤 연세대 산하 연구기관으로 교육부에 재등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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