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체들이 소비자들을 위한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이중 소비자들의 주목을 끄는 것은 초기 구입비용을 줄일 수 있는 중고차 보상 할부(리스) 제도다. 자동차 업체들의 리스나 할부 금융상품 중 자신의 처지에 알맞은 조건을 따져본 뒤 신중하게 선택하는 알뜰함이 필요한 때다.현대, 대우, 르노삼성 등 자동차 업체들의 중고차 보상 할부 프로그램은 저마다 장점을 갖고 있고 할부기간, 할부금리, 선수금액, 적용차종, 인도시 납입금액, 할부기간중 총 납입금액, 기타 부대 서비스 등에서 차이가 난다.
이들 3개사의 중고차 보상 할부제 중에는 36개월짜리가 많다. 대우차는 24개월(2년), 48개월(4년)짜리 상품도 갖고 있다.
중고차 보상 할부제로 차를 구입할 경우 차 값의 일정부분은 할부로 나눠내고, 나머지는 납입유예(할부기간 후 일시불로 내거나 중고차로 반환)가 되는 대신 두 부분 모두에 대해 이자를 물어야 한다. 이자율은 각 업체가 제휴를 맺고 있는 금융기관이 다르기 때문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현대캐피탈과 제휴를 맺은 현대차는 아반떼XD, EF쏘나타에 대해서는 8%의 금리를, 나머지 차종에 대해서는 8.25%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LG카드와 제휴를 맺은 대우차는 조금 높은 10%의 금리를, 삼성캐피탈과 제휴관계인 르노삼성차는 SM5, SM3 등 전 차종에 대해 가장 낮은 8%의 금리를 매기고 있다. 하지만 이자율이 낮다고 해서 고객의 이자부담이 획일적으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선수금과 계약금을 얼마나 내고, 할부기간 중 납입이 유예되는 금액이 얼마인지에 따라 이자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이자율과 함께 선수금, 계약금, 납입유예율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한 예로 현대차의 EF쏘나타(2.0 GVS)와 르노삼성차의 SM520(SE)을 양사의 중고차 보상 할부제도(현대차 오토세이브 리스제, 르노삼성차 가치보장 프로그램)에 따라 살펴보면 이자율(8%)과 할부기간(36개월)은 같지만, 이자부담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F쏘나타는 총 이자금액이 242만원으로, SM520의 이자금액(267만원)보다 25만원 싸다. 이는 SM520의 납입 유예금이 EF쏘나타보다 많기 때문이다.
총 이자부담이 조금 많다고 해서 무조건 불리하다고 할 수는 없다. 이자부담은 납입 유예금액에 따라 달라지는데, 납입 유예금액이 크면 이자 부담은 늘지만 월 할부금은 적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SM520 구매자는 3년 동안 월 24만원만 납입하면 되지만, EF쏘나타를 산 사람은 7만원 많은 31만원을 매월 내야 한다.
할부 기간(36개월)이 만료될 때까지 고객이 내는 총액은 SM520의 경우 2,080만원, EF쏘나타는 2,047만원이다. 36개월짜리 오토세이브리스로 EF쏘나타를 산 소비자가 같은 기간 르노삼성차의 가치보장할부제로 SM520을 산 사람보다 최종적으로는 33만원을 덜 내게 된다. 하지만 SM520 고객은 할부기간 중 월 납입액이 EF쏘나타의 경우보다 적어 이득을 보았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어느 상품이 우월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따라서 각자의 처지에 따라 금융 상품을 골라야 하는 것이다.
대우차 오토리스 제도는 초기 구입비용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에게 특히 유리하다. 오토리스 제도는 차량을 구입할 때 내야 하는 부대비용 중 등록세 취득세 등을 차를 산 뒤 내는 리스료(할부금)에 포함함으로써 초기 구입비용 부담을 줄였다. 여기에다 차량 구입 후 6개월간 할부금 납부를 유예하는 혜택도 주고 있다. 다만 할부금액과 납입 유예금에 대한 금리가 10%로 다소 높은 점이 부담스럽다.
이밖에 르노삼성차의 가치보장 프로그램은 할부 기간이 끝났을 때 중고차 값이 신차 값의 45%를 밑돌 경우 차액을 보상해주고, 현대차의 오토세이브 제도는 1% 캐시백과 신용카드 오토포인트 제공 등 사실상의 비용 절감 혜택을 고객에게 주고 있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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