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충남 아산 신정호 관광단지에 놀러 갔다. 그런데 단지 인근에 있는 배나무 과수원 옆을 산책하다가 이상한 물체를 보고 깜짝 놀랐다. 과수원 둘레 곳곳에 죽은 까치 머리를 끈으로 동여 매어 장대에 꽂아 세워놓았기 때문이다. 새들이 배를 쪼아먹기 때문에 죽은 까치를 매달아서 쫓겠다는 뜻인 것 같았다. 하지만 죽은 까치를 매달아 놓는 것이 얼마나 효과가 크길래 수 십 마리의 까치를 잡아 버젓이 매달아 놓는단 말인가?시민들의 산책로가 바로 근처이고 가족단위 뿐 아니라 아이들이 현장학습을 하러 많이 찾아오는 곳이다. 이 모습을 본다면 무척 놀랄 것이다. 동료의 얘기를 들어보니 다른 농촌에서도 가끔 볼 수 있는 모습이라고 했다. 농민들 나름대로 농작물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 만들어낸 고육지책이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너무 끔찍하다. 까치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하루빨리 고안해내어 살벌한 가을 농촌 풍경을 보지 않았으면 한다.
/김기흥·서울 중랑구 신내동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