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졸업생 수는 해마다 크게 줄어드는데 내년도 대학입학 정원이 또 늘어난다. 교육인적자원부가 16일 발표한 전국 4년제 대학 정원조정 내용을 보면, 14개 국·공립 대학과 7개 사립대학의 학과 신설 및 기존학과 증원 등으로 1,544명이 증원된다. 배보다 배꼽이 큰 기현상을 치유하기는커녕 자꾸 악화시켜 가는 이유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교육부는 증원신청이 1만5,000명이 넘었는데 이의 10%밖에 늘려주지 않았고 최근 5년간 연평균 증원인원 9,617명에 비하면 이번 증원율이 16%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내년부터는 증원 기준을 연차적으로 강화해 무분별한 증원을 억제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대학의 양적 팽창으로 인한 교육여건 개선을 추구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증원 남발로 인한 대학교육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대학정원이 이미 고교졸업자 수를 추월한 지금 당장 정원동결 또는 감축정책을 취하지 않고 또 증원을 허용한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 9월 대입 수학능력시험 원서접수 결과 지원자수는 67만5,000여명으로 줄었다. 2∼3년제 대학정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4년제만큼 늘어난다는 전제 아래 추산하면 내년 대학정원은 67만3,000명을 넘게 된다. 단순비교로는 아직 졸업자 수가 많지만, 1학기 이후 수시모집 전형을 통과한 학생수와, 3% 정도인 결시율을 감안하면 정원 대비 지원자 부족은 1만명을 넘게 된다. 내년 이후 고교 졸업자는 더 줄어든다.
고졸자보다 대입정원이 많은 현상은 세계에 유례가 없을 뿐 아니라, 국민경제에도 부담이 되는 과잉투자다. 고등교육의 경쟁원칙에도 어긋난다. 21세기 지식산업 사회를 선도해 나가겠다면서 경쟁이 없는 대학교육으로 무엇을 이루겠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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