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은 세계 경제에 상당한 위험을 몰고 올 것이다." 세계은행 수석부총재를 지낸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셉 스티글리츠(사진)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세계 경제를 '볼모'로 잡고 있는 부시 행정부를 향해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스티글리츠 교수는 15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02 세계지식포럼'에 참석, 기자회견을 갖고 "전쟁으로 세계 경제 불황이 극복될 수 있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라크전은 중동의 혼란, 유가 급등 등 부정적 요소가 훨씬 크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이라크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현재 독감을 앓고 있는 미국 뿐 아니라 세계 경제가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세계 각국은 스스로 전쟁 요인에 따른 리스크 관리 능력을 갖추는 수밖에 없다"고 충고했다. 특히 부시 행정부에 대해 "그들의 경제 정책은 한마디로 실패"라며 "지난 1년간 5조달러에 달하는 부(富)가 부시 행정부의 관리 잘못으로 허공으로 날아갔다는 분석도 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세계 경제의 동반 디플레이션 우려도 강하게 제기했다. 그는 "현재 세계 경제에 디플레 압력이 분명히 있으며, 특히 일본의 디플레 압력이 심각하다"며 "세계화 이후 세계는 더욱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디플레 전염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한국의 가계 부채 급증 현상과 관련해서는 "외환 위기를 불러온 기업 부채 만큼 심각하게 위험한 정도는 아니다"고 진단하면서도, "금리 인상을 제약하는 고부채 가계 비중이나 장기주택대출 상환시기 조정 등 부채 구조를 면밀히 살펴볼 것"을 권고했다.
북한 경제와 관련해서도 "북한의 개방 정책은 전면적인 개방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점진적인 개방 정책을 취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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