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럼스펠드(사진) 미 국방장관은 국가 지도자들이 염두에 둬야 할 전쟁 철학을 담은 메모를 작성해 필요할 때마다 꺼내 읽는다고 뉴욕 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럼스펠드 장관은 "국방장관으로 취임한 직후 내가 어떤 사람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려면 분명한 명분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에서 메모를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럼스펠드 장관은 지난해 1월 장관 취임 직후에도 '비난받고 있지 않다면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비보도 전제 발언(Off The Record)이란 건 없다' 등의 인생 교훈을 정리한 '럼스펠드 규칙'이 보도돼 화제를 모았다. 다음은 뉴욕타임스가 입수한 메모 요지.정말 필요한 것인가: 미국인이나 다른 나라 국민들이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면 미국은 분명한 명분을 지녀야 한다. 행동을 취할 때의 위험은 물론, 행동하지 않는 데 따르는 위험도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
성취 가능한 것인가: 군사력을 사용할 때 그 임무는 성취가능해야 하며 위험은 수용할 만해야 한다. 전쟁의 목표와 성공 요건은 명확하게 정의돼야 하며 지휘계통은 명료해야 한다. 이에 대해 동맹국들과 명확한 이해를 공유하되 동맹국을 끌어들이기 위해 우리의 목표를 타협하거나 지휘계통을 위험에 빠뜨려서는 안 된다.
가치가 있는 것인가: 전쟁이 수행할 만한 가치가 있다면 미국과 동맹국들은 자국민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미국의 지도부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라도 대중이 전쟁수행을 지지할 수 있도록 여론을 결집하는 데 모든 정치적 자원을 투자해야 한다. 인명피해의 위험이 있다면 대중이 아무런 대가 없이 전쟁을 치를 수 있다고 믿도록 하기보다는 초기 단계에 이를 인정해야 한다.
군사행동에 나서야 한다면: 미국의 지도부는 외교적 노력이 실패했을 때가 언제인지를 판단해야 하고 위기의 초기 단계에서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조기에 강압적 행동에 나서야 한다. 이것이 실패하면 무력을 사용해 이길 태세가 돼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지도부는 자신과 의회, 대중, 동맹국들에 지나치리만큼 정직해야 한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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