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조흥은행 지분 10∼20%를 쪼개 파는 방안과 대규모 지분 매각을 통해 경영권을 통째로 넘기는 방안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국내외 투자기관 등에 단독으로 조흥은행 경영권이 넘어갈 경우 은행권에 또 한번의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15일 재정경제부와 금융계에 따르면 정부는 조흥은행 지분 매각 주간사인 모건스탠리와 삼성증권을 통해 10∼20개 기관 투자가에게 보낸 투자의향서에서 일부 지분의 분할 매각 방안 대규모 지분을 경영권과 함께 매각하는 방안을 함께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계 투자은행 고위 관계자는 "최근 정부로부터 받은 투자의향서에 조흥은행 경영권 인수를 제안하는 내용이 포함됐다"며 "우리는 단순히 일부 지분을 인수하는 것보다 경영권 인수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조흥은행 지분(80.02%) 매각과 관련, 해외 주식예탁증서(DR) 발행에 앞서 연내에 지분 10∼20%를 블록세일(주간사가 매각 예정물량을 일괄 인수한 뒤 국내외 기관투자가에게 지분을 쪼개 재매각하는 방식)하겠다고만 밝혀 왔다.
이에 대해 재경부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좋은 조건으로 조흥은행 지분을 경영권과 함께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한다면 거부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분 매각 과정에서 외국 투자은행에 조흥은행의 경영권이 넘어가거나, 다른 국내 시중은행과 합병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은행 대형화 추세에 따라 조흥은행과의 합병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은행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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