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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다, 순수문학의 힘/"작가" 시리즈 1차분 4권 최인석·하창수등 경장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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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다, 순수문학의 힘/"작가" 시리즈 1차분 4권 최인석·하창수등 경장편

입력
2002.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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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출판사가 '작가' 시리즈를 출간하면서 한국문학 출판시장에 뛰어들었다.책세상은 국내 소장학자들의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담은 '우리 시대'와 동서양의 고전을 새롭게 해석 평가한 '고전의 세계' 등 문고판 저작 시리즈로 잘 알려진 출판사. 그동안 외국 소설 번역을 통해 문학 분야 진출을 탐색하다, 전작 소설시리즈인 '작가'로 자리를 잡았다. 출판사는 "문학 시장이 위축된 것이 오늘의 현실임을 자각하면서 순수문학의 위엄을 믿는 애독자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1차분으로 최인석(49)씨의 '서커스 서커스'와 하창수(42)씨의 '함정', 신장현(44)씨의 '사브레', 신승철(37)씨의 '크레타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등 4권을 펴냈다. 모두 원고지 500∼1,000매 분량의 경장편 소설. 2차분으로 박상륭 박인홍씨의 소설이 나올 예정이고, 호영송 엄창석 송경아 한창훈 김운하씨의 작품도 준비 중이다.

최인석씨의 '서커스 서커스'는 인터넷을 통해 죽은 아들의 자취를 좇는 보석상 사장의 이야기. 장사꾼 아버지는 아들이 약한 자로 살아갈까 봐 엄하게 대했다. 그 아들이 죽은 뒤에 아버지가 맞닥뜨리는 세상은 욕망 덩어리다. 돈 때문에 원조교제를 하는 여자아이, 눈처럼 불어나는 신용카드 빚에 허덕이는 조카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문득 급정거를 했을 때 보게 된 주변 풍경은 추악한 것이며, 그것이 우리가 발딛고 있는 현실이라고 작가는 고발한다.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자인 하창수씨의 소설 '함정'은 정신병원 보조의가 20년 동안 만나온 환자들에 대한 임상 보고서 형식을 갖췄다. 언제나 똑같은 동굴 꿈을 꾸는 마술사, 벌거벗고 거리로 나가는 여성 등 정신병을 앓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나열한 이 작품은 특정한 주인공도, 줄거리도, 뚜렷한 결말도 없는 소설처럼 보인다. 작가는 "정신병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진단이 아니라 상담 그 자체"라면서 "어떻게든 결과를 얻고 싶어하지만 삶이라는 것 자체가 과정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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