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 소녀 리유경, 인기 짱'부산 아시안게임 북한 응원단원 290여 명 중 가장 인기를 끌었던 인물. 8·15 민족통일대회에서 서구적인 외모의 북한 예술단원 조명애씨가 인기를 끌었다면 이번에는 응원단원 리유경(21)씨였다. 평양예술단 소속 무용수인 리씨는 경기장에서 응원을 할 때마다 리더로 나서 한국민의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경기 흐름에 따라 딱딱이, 부채 응원을 하다 '이겼다, 이겼다, 우리 선수 이겼다' 등의 구호를 유도하며 북한 응원단을 이끌었다.
작은 계란형 얼굴에 눈이 크고, 코도 오똑한 미인형으로 뭇 남쪽 남성들의 가슴을 들뜨게 했다. 또 부산 시민을 위한 5차례의 특별공연에서는 화려한 한복 차림으로 민속무용을 선보여 갈채를 받는 등 예술적인 기질도 수준급이라는 평가다.
리씨가 남달리 인기를 끄는 요인은 그의 명랑하고 천진 발랄한 모습 때문. 똑부러지는 말투로 "조국통일 해야지요", "일 없습네다" 등의 짧은 문장으로 말한 뒤 고개를 휙 돌리려 버리는 깍쟁이 같은 모습은 남쪽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무대 뒤에서 공연을 준비할 때는 동료들과 장난을 치기도 하고, 부산 시내 아파트 불꽃놀이 등 색다른 문물에 대한 호기심을 드러내는 평범한 '아가씨'다.
리씨는 이번이 두 번째 한국 방문이다. 지난 8·15 행사 때도 서울을 방문, 공연을 했지만 당시에는 조명애씨의 인기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리씨는 "통일조국에서 다시 만나자"는 말을 잊지 않았다.
/부산=정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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