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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데이트/한양대 박사과정 中리쉬에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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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데이트/한양대 박사과정 中리쉬에탕

입력
2002.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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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여자들은 모두 저렇게 예쁘냐'고 많이들 묻더군요. 북한도 사람 사는 곳이긴 마찬가진데 모든 여자가 예쁘겠습니까. 특별히 선발했을 겁니다."중국 유학생 리쉬에탕(李學堂·36·한양대 한문학과 박사과정·사진)씨는 부산아시안게임 동안 북한 미녀응원단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았다. 리씨가 평양에서도 대학생활을 했기 때문. 산둥(山東)성 출신의 리씨는 고등중학교를 마치고 1983년부터 6년간 평양의 김형직사범대에서 교육학을 전공했다. 중국서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가이드로 일하던 그는 한문학을 공부하기 위해 한자의 고향 중국을 떠나 1998년 성균관대에서 늦깎이 공부를 시작했다. '열하일기 중의 필담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박사과정을 1학기 남겨두고 있다.

"전공필수인 '두보 시 연구'를 실수로 놓치는 바람에 한 학기 더 등록했다"는 리씨는 "실학파 사상가의 중국 여행기를 통해 한중 문화 교류역사에 대해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가이드시절부터 "남북통일이 언제 가능할 것 같냐"는 질문을 종종받곤 했던 리씨는 한국에 유학와서도 이 질문이 계속되자 아예 "현재의 추세라면 5년 이내에도 가능하다"는 희망적 답변을 준비해다닌다. 한국 대학이 북한 대학으로 학적조회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북한에서의 졸업증명서와 성적표 원본을 직접 챙겨야했던 점을 제외하고는 한국생활에서 특별히 불편한 일은 없다는 리씨는 "북한의 대학은 규율이 엄격하고 원론적인 반면 남한의 대학생들은 자유롭고 실리적"이라고 남과 북의 대학생활을 비교했다.

한·중 교류가 잦아짐에 따라 리씨의 한국 생활도 무척 바빠졌다. 대학 대외협력센터에서 중국관련 업무를 돕고, 친구들에게도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보다 중국 유학과 관련한 상담을 해주는 경우가 많아졌다. 한국에선 시간강사 자리도 얻지 못했지만 리씨는 산둥대 한국어학과 교수로 채용돼 다음 학기부터 강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남과 북이 하나가 되길 바라는 마음만큼은 우리보다 못지 않은 리씨는 "남과 북의 통일은 경제 협력이 첫 단계인 것 같다"고 전망했다.

/문향란기자 사진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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