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국내 유통업계의 기린아로 주목 받아온 TV홈쇼핑, 인터넷 홈쇼핑, 카탈로그 통신판매 등 소위 '신유통 빅3'의 초고속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TV홈쇼핑을 필두로 한 신유통은 쇼핑 패턴 변화와 IT 확산 분위기에 힘입어 매년 100%가 넘는 비약적 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6월부터 경기 위축과 내부 경쟁이 가열되면서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 1차 성장 한계점에 도달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TV홈쇼핑 업계는 올해 6월부터 사상 처음으로 3개월 연속 매출액이 감소하는 등 성장 둔화세가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TV홈쇼핑 업계는 6월 매출이 3.1% 감소했고, 7,8월에는 각각 3.3%, 0.3% 줄었다. 그간 전년 대비 평균 100%대, 전월 대비 평균 10%대의 높은 신장률을 보여온 것에 비춰볼 때 이례적인 현상이다.
LG홈쇼핑은 6월 매출액이 1,401억원으로 전달(1,620억원)에 비해 15.6%나 감소했다. 7월(1,429억원), 8월(1,454억원)에도 본래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채 제자리 걸음을 했다. CJ홈쇼핑도 월드컵이 열리기 직전인 5월까지 전년대비 평균 120%에 달하던 성장률이 6월부터는 평균 85%대로 낮아졌다.
후발 3개 TV홈쇼핑 업체들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11월 개장 이후 매달 30∼40%의 매출 신장을 거듭해 오다가 7, 8월 두 달 연속 각각 21%, 13% 감소했다.
인터넷쇼핑몰 업계에도 찬바람에 불기 시작했다. 그간 IT 활성화에 따른 대표적 수혜 업종이었던 인터넷 쇼핑업계는 전년대비 100%가 넘었던 매출 신장이 6월 들어 전 달에 비해 4.3% 줄었다. 7월에는 총 매출액이 1,205억으로 사상 최악인 마이너스 25% 성장을 기록했다. 8월에도 인터넷 쇼핑업계는 총 1,296억원으로 지난해 수준에도 못 미쳤다.
인터넷 홈쇼핑사인 인터파크는 5월까지 매출이 전년대비 250%의 초고속 성장을 했으나, 6월 들어 80%대로 곤두박질 했다. 7월 이후에도 매출이 100억원대에 머물면서 성장이 답보 상태다.
한솔CSN도 올해 상반기까지 전년대비 평균 37%의 매출 성장세를 보였으나 3·4분기부터는 17%로 내려갔다.
카탈로그 쇼핑업체들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두산OTTO는 4월까지 평균 100%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였으나, 5, 6월부터 40%대로 떨어졌다. 7, 8월 매출 신장률이 84%로 잠깐 회복하는 듯 했으나 9월에 다시 66%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신유통업이 2∼3년간의 고도 성장기를 거쳐 이제 '규모의 안정기'에 도달,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한다. 여기에 국내외 경기 둔화라는 악재가 더해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당분간 예전 같은 초고속 성장은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간 '땅집고 헤엄치기'식으로 영업했던 신유통업계도 서비스 차별화 등을 통한 내실화를 다져야만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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