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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대학가 大權바람

입력
2002.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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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대 자연대 대형강의동에서는 때아닌 토론회가 열려 열띤 격론이 오갔다. 대통령 선거를 주제로 한 이날 토론회에 참가한 250여 학생들은 4시간 가까이 대선과 현실정치에 대해 한바탕 이야기판을 벌였다.

■선거철 접어든 대학가

대학가에도 대선 바람이 한창이다. 선거가 2개월여 남았지만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학생들의 밑바닥 여론을 파악하려는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고, 대선 후보들도 대학생 표를 붙잡기 위해 다양한 구애작전을 펼치고 있다. 또한 각 후보캠프에 참가한 준정치인 대학생도 적지 않다.

11일 서울대 대선토론회에 참석한 이원진(건축학과4)씨는 "참석자중 40여명의 학생들이 대선 후보와 정당에 대한 의견을 쏟아냈다"며 "대학생들도 이번 대선에 큰 관심을 갖고 있음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한총련도 9일 연세대에서 토론회를 여는 등 대선 열기는 대부분의 캠퍼스로 확산돼가고 있다.

■지지후보 여론조사도 봇물

대선 후보가 거의 확정돼가면서 대학가에도 후보들에 대한 지지율 조사가 잇따르고 있다. 현재까지의 추세로는 대학가에서는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후보에 대한 지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

서울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등 4개 대학 신문사가 소속 대학생 9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7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전반적으로는 노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가장 높았다. 노 후보는 21.5%의 지지를 얻어 정 후보(18.9%),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12.3%),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3.4%)를 앞질렀다. 서울대 연세대에서는 노 후보가 1위, 이화여대는 정 후보가 1위, 중앙대는 노 후보와 정 후보가 공동 1위를 차지했다. 한양대 신문사가 최근 소속 대학생 69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정 후보가 20.6%로 1위를 차지했다.

■후보들도 대학 민심잡기 나서

정몽준 후보가 5일 한양대에서 학생 80여명과 간담회를 여는 등 후보들의 캠퍼스를 대상으로 한 표밭갈이도 분주해지고 있다. 이회창 후보도 앞으로 대학생들과 만남을 늘려갈 계획이며 노무현 후보도 이미 지난 3일 대학신문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서울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신문은 조만간 대선후보 연합 인터뷰까지 싣기로 했다. 젊은층을 잡아야 하는 후보 진영으로선 대학언론과의 인터뷰가 무시못할 통과의례가 된 셈이다.

■대학생 정치인도 증가추세

대선 캠프에서 활동하는 대학생 정치인도 급증하고 있다.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는 '노사모'의 5만여 회원 가운데 대학생은 약 1만명. '노사모'의 진정회(성균관대 사회과학계열 2 휴학)씨는 "경선 전만 해도 대학생 가운데 절반은 노무현에 대해 잘 몰랐으나 대선이 다가온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7월부터 동료학생 8명과 함께 한나라당 이 후보의 사이버대변인으로 활동중인 이웅철(수원대 전자공학과 4)씨는 "표면적으론 대학가에서 반이회창 분위기가 팽배한 것 같지만 침묵하는 다수 대학생들은 누가 당선가능성이 높은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면서 "다수 대학생들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려 한다"고 기염을 토했다.

■정치적 불신도 만만찮아

하지만 이 같은 대선바람과는 달리 일반 대학생들의 현실정치에 대한 불신과 소극적 투표참여행위는 이번 선거에서도 여전할 전망이다. 서울대 등 4개대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지후보를 결정한 학생은 전체 중 56%인 반면 반대후보를 명확하게 밝힌 경우는 무려 69.3%에 달하는 등 정치에 대한 불신이 매우 뿌리깊은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일부 대학가에서 총학생회가 앞장서 반이회창 정서를 조성하는 분위기에 대해 반성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이로인해 각 대학신문들도 누구를 지지할 것인가에 대한 여론 조성보다는 대학생 유권자의 투표 참여를 권장하는 캠페인에 치중할 예정이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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