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밤 인도네시아 발리섬에서 180여명의 인명피해를 낸 차량폭탄 테러가 주는 충격은 크다. 테러의 배후와 행태를 면밀히 분석하기에 앞서 우리 사회에 주는 암시는 대량 인명살상을 겨냥한 테러가 바로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발리섬은 알려진 대로 동서양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국제적 휴양지다. 이번에 희생된 사람들이 나이트클럽에 있던 외국인이라는 점에서 국제적 연계를 가진 테러조직의 소행임을 짐작할 수 있다. 아직 테러의 배후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지금 세계는 미국의 대 이라크 군사 공세에 극도로 긴장된 상태이고, 중동 핀란드 등 곳곳에서 폭탄테러가 연쇄적으로 터지고 있는 것은 대단히 불길한 조짐이다.
발리섬은 한국인에게도 인기있는 관광지로, 하루 수 백명이 체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테러에서 한국인 희생자가 확인되지 않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그러나 결코 안심할 일은 아니다. 미국의 대 이라크 압박전술로 이슬람 과격단체의 테러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한국인이 몰리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는 회교국이라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발리섬 같이 국제적 관광지가 테러리스트의 목표가 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테러는 예고가 없다. 안전할 듯한 곳에 예기치 않는 방법으로 찾아온다. 한국은 이제 관광객이 많이 나갈 뿐 아니라 국제적 활동과 거래가 이래저래 복잡해지고 있다. 더욱이 미국과 동맹관계로 주한미군이 대거 주둔하고 있다. 우리는 안전하다고 일상적으로 받아들이지만 그런 심리적 방심이 테러리스트에게는 정말 호기가 된다. 정부는 정신을 차리고, 특히 보안과 정보를 담당한 국가기관은 국내 선거게임에 한눈팔지 말고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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