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20·본명 정지훈)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5월 '나쁜 남자'로 데뷔해 5개월 만에 '안녕이라는 말 대신'을 TV 순위 프로그램 1위에 올려 놓았다. 그의 춤과 옷차림이 화제가 되고 그가 가는 곳마다 여학생들의 비명이 터져 나온다. 최신 유행에 가장 민감하다는 이동통신 CF까지 출연했으니 그는 이미지가 소비되는 몇 안 되는 스타의 자리에 오른 게 분명하다.▶어떤 매력이?
첫째는 춤. 184㎝ 75㎏의 몸매를 드러내는 비단 옷을 입고 '나쁜 남자'를 부르며 추는 솜씨가 대번에 눈길을 끈다. 그의 힘있고 현란한 몸놀림은 춤이 댄스 그룹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을 뒤집었다. 둘째는 귀여운 얼굴. 춤으로 다져진 몸과는 달리 얼굴에선 아직도 소년티가 난다. 한달 전 노래를 바꾸면서 선캡과 커다란 아이스 하키용 장갑을 낀 채 귀여운 춤 동작을 선보이자 강렬한 첫 인상에 다소 거리감을 느끼던 이들까지도 그의 편이 되어버렸다. 셋째는 비 스스로 꼽는 장점, 성실함이다. "아이스하키 경기를 보러 갔다가 착안한 장갑춤처럼 생활하면서 춤의 모티프를 발견할 때마다 적어놓고 무대에 서기 두려울 때마다 연습을 한다." 처음에는 음치 소리를 들었지만, 이제는 웬만한 무대는 라이브로 할 수 있을 정도로 노래를 할 수 있게 된 것도 다 연습 덕분이란다.
▶누가 도왔나
비는 프로듀서 박진영의 작품이다. R&B와 힙합 등 흑인 색채가 밴 노래도 당연히 박진영표. 3년 전 박진영을 찾아가 백 댄서로 일하게 됐는데 비에게 '홀딱 반한' 박진영이 "가수가 되어 춤과 노래를 함께 하고 싶다"는 그의 소원을 들어주었다. 2년 동안 같이 춤을 추고 음악과 인생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준 박진영은 그에게 이제 "선생님이 아니라 친형이다." 대학갈 생각도 없던 그를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과에 들어가게 한 사람도 박진영이다.
방송도 빼놓을 수 없다. 비는 데뷔 이래 지금까지 무수한 오락 프로그램과 쇼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춤과 이미지로 승부하던 비에게는 방송이 최고의 매체였고 그림이 되는 새로운 스타를 기다리던 방송도 비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이제야 조금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앞으로 할 일
비는 이번 주부터 세번째 노래 '악수'를 선보인다. 역시 박진영이 만든 R& B 발라드. 춤은 백 댄서들에게 맡기고 자신은 노래에 주력할 생각이다. "처음에는 춤만 생각했지만 이제는 라이브로 노래하며 춤을 출 때 가장 신난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2집은 커다란 숙제다. 얼굴이 알려지고 순위 프로그램 1위까지 올랐지만 음반 판매는 10만장 조금 넘었다. 나이든 사람들은 그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 예전 같으면 30만장 넘게 팔리고 어른 아이 누구나 다 알만한데 그만큼 방송의 위력이 약해진 탓이다. "아직 구체적인 건 없어요. 하지만 1집이 이름 알리기에 주력했다면 2집은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싶어요." 궁극적으로는 "(박)진영이 형을 넘어서는 것"이 목표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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