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최악의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용인 서북부 수지지역에 난개발 감시단이 떴다.용인 지역의 대표적 온라인 시민단체인 수지시민연대(www.sujicity.net 대표 김종택·金鍾澤·36)가 최근 오프라인 연대활동을 선언하고 인터넷 밖으로 뛰쳐나온 것.
네티즌 한 명의 힘은 미약하지만 모이면 적지 않은 힘을 발휘할 수 있고 날로 악화해가는 수지지역의 현실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지난 해 5월 컴퓨터 프로그래밍업에 종사하는 대표 김씨가 서울로 출퇴근하면서 겪은 힘든 이야기와 함께 교통환경 개선을 희망하는 자그마한 요구사항을 담은 홈페이지를 개설할 당시만해도 이 운동은 개인의 사소한 하소연으로 끝나는 듯 했다.
그러나 김씨의 의견에 동감하는 주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종 현안에 대한 대안도 제시되는 등 활발한 주민토론장으로 발전, 현재 회원수만 700명을 넘어섰으며 글 한 건당 평균 조회수도 300건을 육박하는 등 이 지역 대표적인 압력단체로 성장했다.
실제로 이들은 이 지역 최대의 현안 중 하나인 지하철 신분당선(강남역-분당 정자역)의 수지지역 연장의 당위성을 청와대와 건설교통부, 용인시 등에 꾸준히 제기, 결국 고려조차 않고 있던 건교부로부터 최근 타당성검사를 하기로 했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이 결정에 힘입어 이들은 지난 달 28일 수지출장소에서 가진 첫 모임에서 50여명의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홈페이지 관리자 김씨를 대표로, 5명의 운영위원을 선출했다. 이 달 들어 2차례의 운영위원회를 통해 교통, 환경, 교육 등 각 분야에 조예가 깊은 운영위원 7명을 추가로 뽑고 본격적인 체제정비에 돌입했다. 시민연대는 우선 수지지역의 몇 안 되는 약수터 중 하나인 광교산 약수터에 빌라가 들어서는 것을 막기 위해 인근 아파트 주민들과 연대, 1만명 서명운동을 벌였으며 이번 주 중 용인시에 서명용지와 함께 주민들의 뜻을 전달할 계획이다. 신분당선 연장과 더불어 가장 큰 교통현안인 양재-영덕간 고속화도로를 유료화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반대하는 서명운동도 대대적으로 펼쳐나갈 예정이다. 이 밖에도 수지소각장의 대기오염방지, 성복지구 난개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지만 시민연대는 이미 비슷한 문제를 겪었거나 진행 중인 분당, 일산 등에서 활동하는 주민단체와 연대, 이들의 풍부한 조직과 경험을 전수 받는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시민연대 대표 김씨는 "시민연대 활동을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용인지역 곳곳에 플래카드를 설치키로 하고 온라인 모금활동을 벌였는데 당초 30만원정도를 예상한 모금액이 200만원이 넘어설 정도로 호응이 좋다"며 "보이지 않는 이들의 격려가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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