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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Asiad, 남북은 하나 아시아도 하나/내일 떠나는 北응원단… 그들이 남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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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Asiad, 남북은 하나 아시아도 하나/내일 떠나는 北응원단… 그들이 남긴것

입력
2002.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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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은 새로운 만남을 준비하는 것."숱한 화제를 뿌렸던 북한 응원단이 15일 만경봉호를 타고 떠난다. 2주일여 동안 한국민의 마음을 애닯게 했던 북한 응원단과 이제 작별할 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자칫 밋밋한 대회가 될 뻔했던 부산 아시안게임은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참가로 훨씬 풍성한 화제거리를 만들어냈다.

재일동포 '북송선'의 대명사 만경봉호가 부산 다대포항에 정박하고 북한 인공기가 부산시내에 내걸렸다. 한반도기를 앞세운 남북 선수단의 개막식 동시 입장과 남북 대표의 공동 성화 점화, 북한의 미녀 응원단은 남북민간교류의 지평을 크게 확대했다.

■통일을 향한 작은 발걸음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600여명은 남북 민간교류의 밑거름이 됐다. 평소 접하기 힘든 북한 선수, 응원단과 부산 시민간의 '스킨십'은 실전적인 '통일연습'이었다.

곳곳에 인공기가 게양되고, 북한 국가가 한국내에서 울려 퍼진 것은 '레드 컴플렉스' 극복을 향한 시험대로 작용했다. 일반 시민들도 이념적 거부감을 털어내고 따뜻한 관심과 애정을 내비쳤다. 북한 응원단 역시 정치적으로 탈색된 모습으로 남측과 접촉하는 여유를 보였다. 경기장을 동분서주하며 열띤 응원전을 펼친 북한 응원단의 활동은 남측 주민들의 대북관을 변화시키는데 큰 몫을 담당했다. 반세기 분단의 역사 속에서 움튼 북측 주민에 대한 경직된 이미지를 상당히 변화시킬 수 있었다는 평가.

상지대 서동만(徐東晩) 교수는 "부산아시안게임은 남북 민간교류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하는 계기였다"며 "성숙한 남북관계의 중요한 사례로 자리잡기 바란다"고 말했다.

■흥행몰이 효녀 북응원단

북한 응원단 숙소 만경봉호가 정박한 부산 다대포항 일대는 새로운 관광명소가 됐다. 초등학교와 유치원 등의 통일교육의 장이 됐고, 매일 수천 명의 시민이 응원단과 배를 구경하기 위해 몰려들면서 주변 상권에는 '만경봉호 특수'가 생겨났다.

경기장도 의외의 매진 행렬이 이어졌다. 응원단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창원종합경기장 축구 북한-홍콩전 2만 6,000석을 비롯해 비인기종목인 소프트볼과 여자 유도, 역도 경기장의 입장권 매진은 북한 응원단 덕분이었다. 남북한 응원단의 자발적인 공동응원은 서로가 다른 민족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북한 응원단은 빼어난 용모와 절도있는 모습, 단정한 태도로 인기몰이를 하며 북한에 대한 적대감과 거부감을 줄여나갔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의 북한 응원단 팬 클럽 가입자는 4,600명이 넘었다. 리유경, 황윤미 등 응원단원의 팬 사이트가 10여 개 정도 생겨났다. 이 때문에 북한 응원단의 외모에만 관심을 갖는 언론과 남성들에 대한 성상품화 논란도 빚어졌다. 북한 응원단 팬 클럽의 한 회원은 "북한 응원단에게 환호를 보낸 것은 그들의 아름다움 때문이 아니라 분단의 안타까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부산=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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