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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폭탄테러 187명 사망/印尼 휴양지 나이트클럽앞 차량서 폭발… 300여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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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폭탄테러 187명 사망/印尼 휴양지 나이트클럽앞 차량서 폭발… 300여명 부상

입력
2002.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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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휴양지 발리에서 12일 밤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 최소한 187명이 숨지고 300여 명이 부상했다. ★ 관련기사 3·12·30면현지 경찰과 병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밤 11시 30분(현지 시간)께 발리섬 남쪽 쿠타의 사리 나이트클럽에서 고성능 폭발물이 터졌다. 경찰청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폭탄은 나이트클럽 앞에 주차돼 있던 한 차량에 장착돼 있었으며 이 차량은 산산조각이 나서 확인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대부분 호주 독일 영국 등 서방국가 관광객이며, 부상자 가운데 중화상으로 위독한 사람이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건 직후 알렉산더 다우너 호주 외무장관은 호주 9TV와 회견에서 "이번 사건이 테러조직 알 카에다와 연관이 있는 테러 단체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이슬람원리주의 단체인 제마 이슬라미야(JI)를 이끌며 알 카에다와 연계를 맺고 있는 인도네시아 무자헤딘협의회(MMI) 의장 아부바카르 바시르(64)를 사건의 배후로 보고 있다.

한편 이날 거의 같은 시간에 쿠타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인 덴파사르의 미국 영사관 부근에서 차량에 탑승한 괴한들이 사제폭탄으로 추정되는 폭발물을 던졌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13일 이번 사건을 "공포와 혼란을 조장하려는 테러리스트의 행위"로 규정하면서 "세계는 지구 전체를 겨냥한 이런 위협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배후 세력 조사를 위해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을 현지에 급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가 전세계의 자국민에게 테러 경계령을 내린 가운데 발생한 이번 폭탄 테러는 아시아 최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가 알 카에다 등 테러집단의 은신처가 돼 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발생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외교통상부와 자카르타 주재 한국 대사관은 발리를 여행 중인 문은영(31), 은정(29)씨 자매가 실종됐으며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13일 밝혔다. 문씨 자매는 12일 밤 9시께 쇼핑 간다며 외출한 후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함께 여행 중인 은영씨의 남편인 미국인 다니얼 찰스 올슨(31·경남정보대 교수)씨가 전했다.

문씨 자매는 사건 현장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발리 인탄 비치 호텔에 투숙했으며, 여행사 직원에게 폭발 현장인 사리 클럽의 위치를 문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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